수백여명 “윤석열” 연호…청사 앞에는 지지 화환 30여개
윤석열 마중한 권영진 대구시장은 “응원하고 지지한다”

3일 윤석열 검찰총장의 대구지검 방문에 맞춰 윤 총장의 지지자들이 보낸 화환이 대구지검 앞에 놓여있다. /연합뉴스
3일 윤석열 검찰총장의 대구 방문은 마치 ‘대선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 국민의힘 소속인 권영진 대구시장은 직접 대구지검을 찾아 윤 총장에게 꽃다발을 안겼으며, 지지자들은 다시금 ‘지지 화환’을 등장시키기도 했다. 반면, 여권을 작심 비판한 윤 총장을 바라보는 정치권은 ‘입씨름’에 열중이다. 특히,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무시전략’을 내세우면서도 ‘부글거리는 속’을 달래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에 야당인 국민의힘은 윤 총장에 대한 옹호에 나서기도 했다.

이날 오후 3시께 대구 지검을 방문한 윤 총장을 맞은 것은 ‘윤석열 대통령’을 연호하는 수백여명의 지지자들이었다.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적힌 피켓을 들고 윤 총장을 에워쌌다. 이에 윤 총장은 “대구는 어려운 시기에 근무했던 곳으로 고향에 온 듯하게 푸근하다”고 화답하기도 했다.

윤 총장을 맞은 것은 지지자들만이 아니었다. 국민의힘 소속인 권영진 대구시장까지 꽃다발을 들고 있었다. 권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 검찰총장님의 대구 방문을 환영합니다. 헌법과 법치주의를 지키려는 총장님의 노력이 외롭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지지하고 응원합니다”라고 썼다.

‘추미애·윤석열 사태’에 선을 보였던 ‘지지 화환’도 대구에서 나왔다. 이날 대구 고검 앞에는 ‘추미애 2탄 망나니 박범계는 물러가라’, ‘끝까지 윤석열!’, ‘법치의 수호신 윤석열’, ‘양심 검사 국민 검사 건들지마, 수천만 국민이 분노한다’,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 등의 문구가 적힌 화환이 늘어섰다. 오전에만 20개가 넘게 쌓였으며, 윤 총장이 대구고검을 방문한 3시께에는 30개가 넘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윤 총장을 바라보는 정치권의 속셈은 복잡하다. 민주당은 ‘무시전략’을 펼치면서도 견제는 잊지 않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안마다 윤 총장에 맹공을 퍼부으며 ‘자진 사퇴’를 압박하던 것과 괴리가 있다. 이는 청와대가 전날 윤 총장 발언에 대해 “검찰은 국회를 존중해 정해진 절차에 따라 차분히 의견을 개진해야 할 것”이라고 반응한 데 대한 후속 대응으로도 풀이된다.

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이날 윤 총장의 대구 발언에 대해, “특별히 할 말이 없다”며 “검찰개혁 특위가 법무부를 포함한 여러 분야의 의견을 들어 완성도 높은 법안을 준비해줄 것으로 믿는다”고만 했다. 김종민 최고위원도 “국민들이 보기에 ‘정치싸움 하는구나’ 이런 느낌이 들지 않게 실질적 쟁점에 대해서 차분하게 토론해서 입법 과정이 충실하게 진행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대선 주자인 정세균 국무총리는 “정말 소신을 밝히려면 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처신해야 한다”면서 “행정부 공직자는 계통과 절차를 따를 책무가 있다. 직을 건다는 말은 무책임한 국민 선동”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윤 총장은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라며 “임명직 공무원으로서 문재인 대통령의 말씀에 들어 있는 기준에 따라 행동해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이에 비해, 국민의힘은 상황이 다르다. 오히려 주호영(대구 수성갑) 원내대표는 “전혀 정치적 행보가 아니다”라며 “헌법상 부여된 검찰의 수사 권능을 빼앗는 법을 만드는 데 대해서는 조직의 수장으로서뿐 아니라 일반 국민도 당당하게 얘기할 수 있다”고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 김은혜 대변인은 “대한민국을 지켜온 민주주의와 법치를 말한 것이 그렇게 거북한가”라며 “정권 비리를 중수청을 통해 치외법권으로 만드는 시도는 ‘민주주의 퇴보’와 ‘법치 말살’이 맞다”라고 윤 총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김 대변인은 “적폐청산한다고 토벌에 나설 때는 환호하다가 자신들의 부정이 드러날 듯하니 군사정권 시절 같은 공작과 수사지휘권 발동에 이어 중수청까지 들고 나온 문재인 정권”이라며 “아프니까 적폐인가. 헌법정신에 왜 정쟁으로 답하나”라고 꼬집었다. /김영태·박순원기자

    김영태·박순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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