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익위 주관 비공개 간담회
“수십년간 피해로 고통받아 와
사격장 폐쇄·이전만이 해답”
반대대책위, 일방적 강행 비판
김태성 해병대1사단 사단장은
“군사시설보호구역 지정 않으면
훈련시 주민 위험” 의견 전해

포항 수성사격장 문제를 두고 지난달 26일 민·관·군의 첫 공식 만남은 서로의 입장차를 재확인하는 자리에 불과했다. 유의미한 결론이 내려진 자리는 아니었지만, 이날 자리를 만든 이정희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이 언급한 ‘공자와 자공의 이야기’가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이날 오후 2시 30분께 포항시 남구 장기면행정복지센터에서 국민권익위 주관으로 ‘포항 수성사격장 피해현장 확인 및 간담회’가 열렸다. 이정희 국민권익위 고충처리 부위원장을 중심으로 국방부에서는 이두희 정책기획관을 비롯한 실무진들이, 해병대1사단에서는 김태성 사단장이 직접 참석했다. 포항수성사격장반대대책위원회(이하 반대대책위) 및 주민들 역시 간담회장을 찾았다.

간담회는 50여 분 정도 비공개로 진행됐다. 반대대책위는 군의 훈련으로 인한 재산·정신적 피해가 수십년 동안 이어져 왔음에도 군 당국의 어떠한 사과나 양해, 피해 보상 등이 없었고, 최근 주한미군 아파치헬기 사격 훈련 등을 이야기하면서 일방적이고 강압적인 군의 훈련 강행 태도를 비판한 것으로 전해진다. 사격장 폐쇄 또는 이전도 촉구했다. 아울러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수성사격장 일대 군사시설보호구역 지정 추진과 관련해서도 반대 입장을 밝혔다.

김태성 사단장은 간담회장에서 군사보호구역 문제와 관련해 ‘보호구역을 지정하지 않으면 훈련 시 주민들이 위험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해병대1사단은 조정기간 중 군사보호구역 지정 추진을 보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이날 간담회를 주최한 이정희 국민귄익위 부위원장은 회담에 앞서 논어 안연편에 담긴 공자와 자공의 문답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이 부위원장은 현장에서 “정치란 무엇이냐는 제자 자공의 물음에 공자가 백성을 배불리 먹이고, 국방을 튼튼히 하고, 백성이 위정자들에게 믿음을 갖게 하는 것이라고 대답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나를 버려야 한다면 무엇을 포기해야 하냐는 자공의 물음에 공자는 다시 군대를 포기하라고 대답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1월 19일 포항시 남구 장기면 지역주민 조현측 외 2천802명이 국민권익위에 집단 민원을 접수, 지난달 8일 국방부와 주민 모두 동의한 가운데 국민권익위가 조정에 착수했다.

지난달 18일 포항수성사격장 피해 현장조사단이 군 사격 소음·진동 관련 주민 피해현장 조사를 실시했고, 이날 포항 수성사격장 피해현장 확인 및 현장 간담회를 가졌다. /이바름기자

    이바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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