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회의 가덕도특볍법 표결
대구·경북지역 국회의원
반대 17명 불참 7명 기권 1명
‘각자도생’·‘모래알’ 행보 비판
TK신공항 특별법 통과 장담 못해

2월 임시국회에서 대구·경북(TK) 정치권의 성적표는 ‘F학점’이라는 성적표를 받기에 충분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정치권 일부의 ‘무능함’, ‘모래알’ 행보 등의 지적이 대구·경북 정치권의 현주소를 고스란히 대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다.

대구와 경북 정치권은 2월 임시국회에서 ‘가덕도 특별법 반대냐’,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특별법 추진이냐’, ‘밀양신공항 특별법 발의냐’ 등을 놓고 좌충우돌 행보를 보였다. 때문에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통과를 위해 일사분란하게 움직인 부산·울산·경남(PK) 의원들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결국 지난 2월 26일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은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하지만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특별법은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토교통위원회의 문턱도 넘지 못하면서 대구와 경북 시·도민들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혔다. 현재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특별법은 여전히 통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대구와 경북에서는 지역 국회의원에 대해 제대로 평가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실제로 국민의힘 김상훈(대구 서구)·송언석(경북 김천) 의원 등 특별법 추진을 위해 전력을 쏟은 정치인도 있었다. 하지만 대다수 지역 국회의원은 마치 ‘남의 일’이라는 마냥 뒷짐을 지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김상훈 의원은 여야의 움직임을 살펴보면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과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특별법 동시 통과를 노렸다. 송언석 의원은 “지역에 국비가 투입되어야 한다”는 논리를 만들며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특별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김 의원과 송 의원은 또 ‘막후’에서 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담판을 짓거나 ‘김종인·이낙연 소통 창구’를 마련하는 등 동분서주했으나, 여당의 강력 반대로 결실을 거두지는 못했다. 다만,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특별법 통과가 완전히 무산된 것은 아닌 만큼,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통과시켜보겠다는 게 두 의원의 각오다.

국민의힘 곽상도(대구 중·남구) 의원도 신공항 특별법 정국에서 물밑 활동을 펼쳐왔다. 주호영(대구 수성갑) 원내대표와 교감하며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막기 위해 ‘밀양 신공항 특별법’ 카드를 꺼냈으나 지역 의원들의 무관심으로 무산됐다.

하지만 대다수 지역 국회의원들은 ‘신공항 특별법 정국’에서 힘을 쓰지 못했다. 심지어 일부 의원들은 곽상도 의원의 행보를 놓고 “노골적인 대구시장 행보”라는 비판을 쏟기도 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당 지도부로서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본회의 가덕도 특별법 표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지역 국회의원 17명은 선명하게 반대 의견을 표시했지만, 7명은 표결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김형동(경북 안동·예천) 의원은 ‘여당의 영남 갈라치기 전략에 말려들지 않기 위해 기권했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여야 지도부를 만나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특별법 통과를 간곡히 요청할 당시 면담 자리에서 있던 한 경북 의원은 “무슨 말하는 지 모르겠다”며 무관심했던 것으로도 알려졌다. 또 ‘가덕도 특별법이 통과되지 않을 것’, ‘통과되더라도 가덕도 신공항은 무산될 것’이란 안일한 생각을 했다는 것이다. 오히려 “송언석·김상훈 의원이 모든 책임을 질 것”이라는 등 책임론 회피에 급급했다.

/박형남기자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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