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체육회 신임 사무처장에 이묵 전 경북도 재난안전실장
“예산·인사 등 핵심권한 지자체에 있어 여전히 주종관계 못 면해”

경상북도체육회 신임 사무처장 자리에 전직 공무원이 또다시 오르면서 뒷맛이 개운치 않다. 지난해 민선체육회장 체제 출범 이후에도 여전히 경북도와의 종속관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1991년 4월 경북도체육회에서 사무처장 제도가 시행된 이후 사무처장 자리에 앉은 8명 모두 경북도 공무원 출신이다.

경북도체육회는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제5차 이사회를 서면결의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경북도체육회 이사회는 사무처장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가결했다. 신임 사무처장에는 올해 1월 지방관리관(1급)으로 승진 후 퇴임한 이묵 전 경상북도 재난안전실장이 임명됐다. 임기는 2년이고, 25일부터 업무를 시작한다.

이 사무처장은 1981년 청도군 9급 공무원을 시작으로 경북도 비서실장과 대변인, 구미부시장 등 경북도 내 주요 요직을 두루 역임했다. 공직사회에서는 이 사무처장을 9급에서 시작해 1급까지 오른 성공신화의 인물로 평가한다.

경북도체육회 관계자는 “이 사무처장은 지난 2006년 김천에서 개최된 제87회 전국체육대회 체전기획단 팀장을 맡아 성공적으로 대회를 개최한 경험이 있어, 올해 구미에서 개최되는 제102회 전국체육대회 개최에도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하영 경북도체육회장 역시 “올해는 체육회 법인설립과 제102회 전국체전 개최 등 경북체육이 한 단계 더 도약해야 하는 중요한 해”라면서 “신임 사무처장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앞으로 경상북도와 경북체육회의 가교 역할은 물론 나아가 경북체육 발전을 위해 맡은 바 소임을 다해 줄 것”을 당부했다.

1년간 공석이었던 사무처장이 새로 임명됐지만 체육계의 시선은 곱지 않다. 지난해 1월 선거를 통해 민선체육회장 체제로 들어서면서도 여전히 관과의 주종(主從)관계를 벗어나지 못한 데 따른 자조(自嘲)도 심심찮게 나온다. 예산과 인사 등의 핵심 권한을 체육회가 독립적으로 행사하지 못하는 상황이 민선 이후에도 계속되면서 나오는 푸념도 끊임없다.

체육계 한 인사는 “체육회의 모든 권한이 지자체에 있기 때문에 사실 말만 민선일 뿐, 지자체장의 생각이나 판단에 따라갈 수 밖에 없다”면서 “여전히 체육회의 예산도 해당 지자체들이 쥐고 있어 사실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경북도도 결국 그런 관례를 따랐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이사회에서는 △2021년도 특별기금 세입·세출예산안(235억9천594만3천원) △규약개정(안) △사무처장 임명동의(안) △이사보선(안) △경북체육회·경북도청 직장운동경기부 사무처리 위임 대표자 선임의 건 △2021년도 정기대의원총회 개최(안) 총 6건의 안건에 대해 심의·의결했다.

/이바름기자

bareum90@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