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전국 5곳에서 산불이 동시다발로 발생했다. 경북 안동과 예천 그리고 충북 영동, 충남 논산, 경남 하동 등지 야산에서 발생한 이날 산불로 모두 300ha의 산림이 황폐화됐다.

21일 오후 안동시 임동면 망천리 야산에서 시작한 산불은 중평리까지 번져 다음날 낮 12시 20분께 불길이 잡혔다. 또 같은 날 예천군 감천면 증거리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은 영주시 장수면 갈산리 일대까지 옮겨가 18시간이 지난 뒤에야 겨우 큰 불길을 잡을 수 있었다. 소방헬기 70여대가 동원되고 인력 3천여명이 투입됐다. 인명 피해는 없지만, 일부 주민이 대피하는 소동도 있었다. 경북도는 이날 두 곳에서 발생한 산불로 255ha(축구장 357개 면적)의 산림이 잿더미로 변했다고 밝혔다.

해마다 3월이면 찾아오는 산불이 올해는 한 달이 빠른 2월부터 시작돼 산림 및 소방관계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올 2월에는 지난 18일과 20일에도 강원도 양양군과 정선군에서도 산불이 발생했다. 봄철이 되면 건조한 날씨와 바람으로 대형산불 발생의 위험이 커진다. 대기의 건조도를 표시하는 실효습도가 30% 이하면 자연발생적으로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하니 너나없이 화재에 대한 주의가 필요한 때다.

소방청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산불 가운데 65.7%가 봄철에 발생했다. 올해는 유독 건조한 날씨가 연일 이어지고 있어 걱정이 많이 된다. 건조한 날씨 속에 화재가 발생하면 바싹 마른 나무가 강풍에 빠르게 타들어가기 때문에 진화도 쉽지가 않다. 산불 발생의 원인은 대부분 인재다. 입산객의 실화나 담뱃불, 쓰레기 소각, 논밭두렁 태우다 발생하는 것 등이다. 날씨가 풀리면 이제 곧 등산 시즌을 맞는다. 등산객이나 주민 등 각자가 산불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 올해는 본격적인 봄철이 오기 전부터 전국적으로 100여건의 산불이 발생했다고 하니 더욱 긴장감을 갖고 산불 예방에 나서야겠다. 특히 산불은 발생후 진화가 쉽지 않아 선제적 대응이 더 효과적이다. 초대형 소방헬기 도입 등 첨단 장비도입은 물론이요 사전예방을 위한 재난방지 시스템 개선책도 모색해야 한다. 해마다 수많은 산림이 산불로 황폐화되는 반복적 재해 더 이상 일어나지 않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