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40돌… 1980-2020년까지
보물 제1280호 ‘오어사 동종’ 등
다양한 지역 문화재 소개·정리

‘古城(고성)-40년 기념호(1980-2020)’표지  /포항고문화연구회 제공
‘古城(고성)-40년 기념호(1980-2020)’표지 /포항고문화연구회 제공

포항의 문화재지킴이 1호 동호인 단체인 포항고문화연구회(회장 강호진)가 창립 40주년을 맞아 그동안의 답사 결과 등을 정리한 기념호 ‘古城(고성)-40년 기념호(1980-2020)’를 펴냈다.

포항고문화연구회는 1980년 포항제철고문화연구회로 활동을 시작해 2003년 현재의 이름으로 바꿨다. 연구회는 그동안 문화유적 답사와 조사, 발굴현장이나 박물관특별전 관람, 탁본전시회, 문화재 돌봄 봉사, 역사문화세미나, 시민공개강좌 등의 활동을 꾸준히 펼쳐왔다. 창립 40주년 기념호 ‘고성’은 연구회의 지난 40년간 발자취를 되돌아보고, 포항지역 문화유산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기 위해 기획됐다.

책은 크게 ‘특별기획’과 ‘논고’, ‘특별기고’로 나뉘어 있다.

특별기획에서는 포항지역의 문화유산을 11개 주제로 나눠 조사한 방대한 자료를 소개하고 있다. 특히 ‘포항의 고려 銅鐘(동종)’은 고려시대 동종의 양식 변화를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학계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책은 우선 보물 제1280호인 ‘오어사 동종’에 대해 자세히 기술하고 있다. 1995년 오어지 준설 작업 중에 발견한 오어사 동종은 고려 고종 3년(1216)에 대장(大匠) 순광(順光)이 만들었다고 제작연도가 명문에 정확히 나와 있어 포항에 남아 있는 종들 중 가장 먼저 만들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에는 조선 현종 8년(1667)에 제작한 보경사 서운암 동종(보물 제11-1호)이 가장 앞서 제작된 종으로 알려졌었다.

 

포항 오어사 동종(보물 제1280호).   /포항고문화연구회 제공
포항 오어사 동종(보물 제1280호). /포항고문화연구회 제공

포항시 동해면 발산리에서 출토된 것으로 전해지는 ‘영일 출토 고려동종’에 대한 사진 촬영과 실측자료도 공개했다. 이 종은 일제강점기 모로가 히데오가 소장하다가 해방 후 경주박물관으로 옮겨진 뒤, 현재는 국립대구박물관이 보관하고 있다. 종의 제작 양식 등을 고려할 때 고려전기인 11세기 중반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금은 사라진 ‘흥해대사종’에 대한 자료도 담았다. 흥해대사종은 고려 광종 7년(956)에 제작한 종으로 조선시대에 일본 오끼나와로 넘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1908년에는 일본 국보로 지정됐지만 1945년 태평양 전쟁 당시 폭격으로 불타버렸다. 현재는 타다 남은 용뉴(龍紐)가 일본 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포항고문화연구회는 흥해대사종의 온전했던 옛 사진과 자료 등을 확보해 소개했다.

논고에서는‘신라의 발전과 묘제(墓制)의 변천에 관한 연구’(최명수), ‘고려후기 부도(浮屠)의 풍수지리적 특성 연구’(왕승호), ‘한양도성 축성사업 고찰’(최학순) 등을 소개했다.

특별기고에서는 초창기 고문으로 활동한 신라문화사연구자 고(故) 윤경렬 선생의 가족사와 경주 어린이박물관학교, 신라문화동인회 등의 일화를 기술했다. 또 일제 강점기 일본에 약탈된 삼국과 통일신라의 기와를 집중 수집한 이우치 컬렉션에 대한 연구와 조사를 진행한 신창수 백두문화재연구원 이사장이 신라에 기와가 수용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수막새의 문양과 제작기법의 변화를 정리했다.

포항고문화연구회 강호진 회장은 “이번 ‘포항의 고려 동종’특별기획은 고려전기와 중기, 후기로 이어지는 동종의 발달사를 조명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고려 동종의 양식 변화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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