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경찰서는 19일 3살 딸을 빈방에 혼자 놔둬 숨지게 해 구속된 A(22)씨를 살인 등의 혐의를 적용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A씨는 지난해 8월 초 구미시 상모사곡동 한 원룸건물에 3살 딸 B양을 혼자 두고 인근에 사는 재혼한 남자 집으로 이사해 딸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가 이사한 후 6개월여만인 지난 10일 오후 원룸건물 아래층에 살던 A씨 친정 부모가 숨진 B양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친정 부모는 딸과 사실상 인연을 끊고 살다가 건물주로부터 “미니투룸 월세 계약이 만료됐는데 문이 잠겨져 있다”는 말을 듣고 들어갔다가 숨진 외손녀를 발견했다.

A씨는 경찰조사에서 “(오래전에 집을 나간) 전 남편과의 아이라서 보기 싫었다”며 “아이가 아마 숨졌을 것으로 생각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A씨는 이사 직후인 8월 중순 재혼한 남편과의 사이에 남아를 출산하느라 만삭 상태에서 B양을 제대로 돌보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보다 앞서 5월 20일 A씨가 살던 원룸에 전기공급이 끊어져 이사하기 전까지 두 달 반 동안 전기도 없이 생활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5월에 재혼한 남편 집으로 전입신고를 하고 양쪽 집을 들락날락해 사실상 이때부터 B양을 방안에 방치한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3살 딸을 방치한 점과 숨졌을 것으로 예측한 점 등에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으로 보고 구속영장을 신청해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았다.

경찰은 “살인혐의, 아동복지법 위반(아동방임), 아동수당법 위반(아동수당 부정수령), 영유아보육법 위반(양육수당 부정수령)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며 “정확한 부검결과가 나오지 않아 추후 부검결과를 송치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구미/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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