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점액 배출 촉진, 항바이러스 증가

장시간 마스크를 착용하다 보면 마스크 속에 차는 습기 때문에 불쾌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마스크 내부 온도와 실외 기온 차이가 심할 때 마스크 표면에 물방울이 맺히는 결로현상이 나타나는데, 특히 겨울철에 흔하게 생긴다. 마스크 속 습기는 의외로 코로나19 예방에 효과가 있다. 습도가 높은 환경에서 바이러스가 오래 살아남기 어렵기 때문이다. 마스크를 꼭 착용해야 하는 이유가 하나 더 추가된 셈이다.

최근 마스크 속 습기가 코로나19와 같은 호흡기 매개 감염병이 중증으로 악화하는 것을 막아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연구진은 마스크 착용과 호흡기 질환의 연관성을 알아보기 위해 실험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에게 N95 마스크, 수술용 마스크, 면마스크, 두꺼운 면마스크 등을 착용하게 한 결과 마스크 내부 습도가 높을수록 독감이 중증으로 발전할 위험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마스크 내부의 습도가 가장 오래 유지되는 것은 두꺼운 면마스크였다. 콧속에서는 ‘섬모’와 ‘점액’이 바이러스를 걸러내 체내로 침투하지 못하도록 막는 역할을 한다. 숨을 들이마실 때 호흡기 주변의 습도가 높으면 호흡기의 점액 섬모 제거 기능이 활성화되면서 면역 기능이 강화된다. 연구팀에 따르면 습도가 높을수록 이 기능이 활성화되면서 바이러스가 폐로 침입하는 것을 막아준다.

연구진은 이번 실험 결과를 독감뿐만 아니라 코로나19 등 다른 호흡기 감염 질환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스크를 쓰면 흡입하는 공기의 습도가 높아져 호흡기의 점액섬모 운동이 활발해지고, 바이러스와 맞서 싸우는 면역계 반응도 강화된다는 것이다.

전문의들은 실내에서도 가능하면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좋지만 호흡이 불편하다면 가습기를 사용해 실내 습도를 50% 이상으로 유지하길 권한다. 호흡기 질환이 있다면 코 점막이 촉촉하게 유지되도록 코 세척을 하거나 코점막 보습용 제품을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김민정기자

    김민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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