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 거리두기 1.5단계 완화에
영업제한 풀린 상가 모처럼 활기
영일대 등 심야시간도 손님 북적
시민들 “더 이상 확산 멈췄으면”
시 “취약 시간대 방역활동 강화”

포항 지역도 15일 자정부터 거리두기 단계가 완화되면서 식당과 술집의 영업시간제한이 해제됐다. 야간영업제한이 처음 시행된 지난해 12월 8일 암흑 같았던 포항시 남구 상도동 젊음의 거리 상점이(위 사진) 영업제한 70일 만인 15일 밤늦은 시간까지 환하게 불을 밝히고 영업하고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포항 지역도 15일 자정부터 거리두기 단계가 완화되면서 식당과 술집의 영업시간제한이 해제됐다. 야간영업제한이 처음 시행된 지난해 12월 8일 암흑 같았던 포항시 남구 상도동 젊음의 거리 상점이(위 사진) 영업제한 70일 만인 15일 밤늦은 시간까지 환하게 불을 밝히고 영업하고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하향이 지역 소상공인들의 숨통을 틔우고 있다. 당장 시행 첫날부터 자영업자들은 큰 기대감에 거리두기 하향을 환영하고 나섰는데, 일각에서는 방역 기본 수칙 준수에 시민들이 더욱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방역당국의 지침에 따라 비수도권인 대구·경북은 지난 15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1.5단계로 하향 조정됐다. 1.5단계는 오는 28일까지 2주간 비수도권 모든 지역에서 시행된다.

1.5단계 시행으로 인한 가장 큰 변화는 유흥시설(5종)이 집합 금지에서 오후 10시∼다음날 오전 5시까지만 운영이 중단되며, 숙박 시설은 2/3 이내로 예약 제한에서 객실 내 정원 초과 인원 수용 금지로 변동됐다는 점이다. 또한 식당과 카페는 오후 10시 이후 포장·배달만 허용에서 영업시간제한 자체가 해제됐다.

앞서 2단계 시행 등 강화된 거리두기로 인해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려 온 대다수의 자영업자는 영업시간 제한 해제에 대해 환영하는 분위기다.

포항에서 곱창집을 운영하는 박모(55·북구 두호동)씨는 “술을 파는 곳은 밤 10시가 넘어야 매출이 오르는데 그동안 밤 장사를 못해 먹고살기 힘들었다”며 “이제라도 영업시간 제한이 풀려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마찬가지로 포항에서 PC방을 운영하는 50대 업주 최모(50·북구 죽도동)씨도 “인건비가 부담돼서 지난해 연말부터 아르바이트생 없이 혼자 PC방을 지켜왔다”며 “폐업까지 고민했는데 이제 조금이나마 형편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환영 의사를 밝혔다.

자영업자는 물론 시민들까지도 일단은 거리두기 완화를 계기로 바깥 활동을 즐기는 분위기다.

영업시간 제한 해제 첫날인 지난 15일 밤 11시께 식당과 카페, 일반 술집 등이 밀집한 포항시 북구 영일대해수욕장과 남구 젊음의 거리는 모처럼만에 활기를 띠었다. 가게 입간판들은 화려한 불빛을 뽐내며 손님들을 유혹하고 있었고, 거리는 가게에서 흘러나오는 신나는 음악 소리로 가득했다. 젊은이들은 모처럼 만에 찾아온 자유가 반가운 듯 종종걸음으로 바삐 움직였다.

포항시민 유모(29)씨는 “평소 같으면 밤 10시를 넘지 않으려고 계속 시계를 쳐다보며 초조한 마음으로 술을 마셨을 텐데, 앞으로는 느긋한 마음으로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놀 수 있어 기분이 좋다”며 “그동안 업주들도 장사를 못해 가슴이 많이 답답했을 텐데, 이제는 방역 수칙 강화 없이 코로나19의 확산이 멈추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거리두기 완화 속에서도 우려의 목소리는 계속 나온다. 변이바이러스 문제가 대두하고 있으며, 4차 대유행이 곧 다시 찾아올 거라는 예측도 심심찮게 전문가들로부터 나오고 있다. 실제로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6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의료기관, 다중이용시설, 종교시설 중심의 집단발생 지속에 따라 감소세가 정체된 상황이라고 밝히면서도, 감염 확산의 위험 요인과 당부 사항을 설명하고 나섰다.

이렇듯 장기간 지속하고 있는 코로나19와의 싸움 속에서 이번 거리두기 완화로 소상공인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됐지만, 지자체를 비롯한 방역당국에서는 재유행을 막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에 따라 경찰 등 유관기관의 인력지원을 받아 매일 합동 점검을 펼치고 있다”며 “거리두기전담팀 30명을 추가로 채용해 주말 등의 취약시간에 방역활동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