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재 희
스위치를 올리고 단 몇 분의 예열로
나는 불을 온몸으로 받아들인다
산맥을 달려온 고압선의 탱탱한 열기
쇠의 혀에 불을 켜고
어둠의 기억들을 핥아내듯
행복했던 추억이 되살아난다
한풀 꺾인 사라도 풀 먹여 놓는다
응어리지고 그늘진 곳으로
달궈진 삶이 하얀 수증기 뿜으면
구겨진 이면도 새살로 차오르는 걸까
시인은 자기 몸을 데워서 구겨진 주름을 펴 주는 다리미를 보면서 인생살이를 떠올리고 있음을 본다. 구겨지고 주름진 우리네 삶이 얼마나 힘겹고 상처투성이의 삶인가를 생각하며 그 어둠의 기억들과 맺힌 응어리들을 구김과 주름을 다리미로 다려서 펴듯이 극복하고 초월하고 싶은 시인의 마음을 읽는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