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주종 1천250주년 맞아
국립경주박물관서 8일부터
성덕대왕신종 소리체험관 운영
타음 조사 과정서 녹음된 소리
3D 사운드 디자인, 영상과 조화
설날 맞아 디지털 음원 공개도

성덕대왕 신종 전시 모습. /국립경주박물관 제공

“무릇 지극한 도는 형상의 바깥을 포함하므로 보아도 그 근원을 볼 수가 없으며(夫至道 包含於形象之外 視之不能見其原),

큰 소리는 천지 사이에 진동하므로 들어도 그 울림을 들을 수가 없다(大音 震動於天地之間 聽之不能聞其響).

- 성덕대왕신종명 서문 중에서

국립경주박물관(관장 최선주)이 국보 제29호 ‘성덕대왕신종’ 주종 1천250주년을 맞아 오는 8일 성덕대왕신종의 종소리를 활용한 실감형 디지털 콘텐츠 ‘성덕대왕신종 소리체험관’을 일반인들에게 공개한다.

국립경주박물관은 올 한해 성덕대왕신종과 관련해 국민들과 함께 그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는 풍성하고 다양한 사업과 이벤트를 기획 중인데 설날을 맞아 첫 번째 기획 행사를 개막한다.

국립경주박물관이 지난 1년간 준비 작업을 거쳐 신라미술관에 새롭게 문을 열게 된 성덕대왕신종 소리체험관은 ‘시공간을 넘나들며 펼쳐지는 성덕대왕신종의 진정한 울림을 찾아 떠나는 여정’이란 주제를 현실감 있게 전달하기 위해 9.1채널 서라운드 스피커를 활용한 입체 음향 시스템을 몰입형 3D 사운드로 디자인했다. 또한 3D프로젝션 맵핑과 엣지블렌딩 등 핵심기술과 총 7대의 초고화질 프로젝터를 활용해 8K급 고화질의 입체영상을 제공함으로써 단순히 소리만이 아닌 온몸으로 성덕대왕신종을 체험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통일신라 최고의 걸작 성덕대왕신종과 21세기 상상력·기술의 만남

성덕대왕신종 체험관은 대사가 없는 비언어극(넌버벌 퍼포먼스·non-verbal performance)의 형태로 펼쳐진다. 신종과 관련된 각종 기록과 설화를 바탕으로 종의 제작부터 완성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전 세계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즐길 수 있도록 스토리텔링했다. 특히 영상에서는 ‘먼 미래의 외계인’을 등장시켜 성덕대왕신종의 맑고 웅장한 소리, 맥놀이 현상의 신비와 경이로움을 마치 한편의 영화를 보는 것과 같이 재미있고 함축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역사적인 상상력과 첨단 기술력이 만난 성덕대왕신종 소리체험관의 종소리는 2020년 10월 성덕대왕신종 보존 상태 점검을 위한 타음 조사 과정에서 녹음된 새로운 음원을 바탕으로 약 3개월에 걸친 노이즈 제거·편집 작업을 거쳐 완성됐다. 이 성덕대왕신종의 웅장하고 신비로운 소리는 설날을 맞이하여 디지털음원의 형태로 대국민 서비스될 예정이다.
 

성덕대왕신종 소리체험관 실감형 디지털콘텐츠 상영 모습. /국립경주박물관 제공
성덕대왕신종 소리체험관 실감형 디지털콘텐츠 상영 모습. /국립경주박물관 제공

△성덕대왕신종에 대한 지속적인 조사·연구와 보존 대책 강화

2020년 10월, 17년 만에 이뤄진 성덕대왕신종의 타음 조사는 2022년까지 총 3차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다. 지난 1차 타음 조사에서 측정된 고유 주파수, 맥놀이 시간 파형 등을 2001년~2003년 측정된 기존 데이터와 비교 분석한 결과 성덕대왕신종 소리에 영향을 줄 정도의 구조적인 문제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나아가 이러한 조사를 바탕으로 성덕대왕신종의 현재 상태를 보다 면밀히 점검해 향후 구체적인 성덕대왕신종의 활용 전략을 수립, 검토할 예정에 있다.

박물관은 또 전 세계인이 주목하는 문화유산인 성덕대왕신종의 안정적인 보존 환경과 전시·타종 공간 확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노출 전시 중인 성덕대왕신종의 부식 방지와 타종 시 관람 효과를 고려한 새로운 신종관의 건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새로운 신종관은 경주시의 춘양교지 종합정비계획과 연계해 대국민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최선주 국립경주박물관장은 “국립경주박물관은 771년 완성된 한국의 대표적인 종인 성덕대왕신종을 기념하는 일회성 사업이 아닌 전 세계인이 주목하는 성덕대왕신종의 관광자원화를 위한 장기적 전략 수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실감형 콘텐츠의 적극적 활용과 전시, 조사와 연구, 환경 개선 등 성덕대왕신종과 관련한 박물관의 노력이 단순히 ‘보존’이 아닌 세계적인 문화유산으로써의 ‘보전’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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