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부산 재도약 강조하며
“적극적으로 지지” 표심 매달려
TK 반대 민심엔 외면 모양새
“통합신공항 특별법 병합 처리”
의식적 언급에도 가능성 의문

오는 4월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내 대구·경북의 정치력이 부산에 밀렸다. <관련기사 3면>

1일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적극 지지한다”며 당론 채택을 밝혔다. 여기에 한일 해저터널 건설도 추가했다. 반면, 대구·경북 지역은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신세’로 전락했다. 김 위원장이 대구·경북 지역 의원들을 만나 민심을 다독이려 한다는 소식도 전혀 들리지 않는다.

김 위원장은 이날 부산에서 현장 비대위 회의를 열고 “국민의힘이 새로운 미래비전을 담아 대한민국의 성장엔진 부산이 다시 날아오를 수 있도록 하는 ‘뉴 부산 비전 프로젝트’를 발표하고자 한다”며 “국민의힘은 가덕도 공항 건설을 적극 지지하며 가덕도 공항 건설 특별법이 여야 합의로 처리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지역 최대 현안으로 꼽히던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찬성하면서 ‘지도부의 부산 홀대론’을 정리하고 부산 표심 잡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가덕도 공항 건설은 막대한 고용효과와 경제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부산 재도약의 계기가 될 세계 엑스포 유치와 연계된 신공항 건설이 차질없이 수행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비대위원들은 회의가 끝난 뒤 가덕도 대항전망대 현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그러나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반대하는 대구·경북 지역의 여론을 수렴하기 위한 노력은 보이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김 위원장은 대구시당위원장인 곽상도(대구 중·남구) 의원과 면담을 했을 뿐 지역의원들과의 만남조차 없었다. 주호영(대구 수성갑) 원내대표가 여야 원내대표 회동 일정과 임시국회 개원을 이유로 불참한 것이 이를 방증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오로지 “지역의원들이 지역 민심을 다독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대구·경북 지역 한 의원은 “부산시장 선거 승리를 위해서 가덕도 신공항 찬성을 말할 수밖에 없는 당 지도부의 상황을 이해한다”면서도 “다만,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건설 특별법과 군공항 이전 문제를 다루는 상임위 소속 대구·경북 의원들과 소통을 하지 않은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특히, 국민의힘 지도부의 이 같은 행보는 대구·경북 지역이 결국 부산시장 보궐선거 승리→대선 승리를 이끌기 위해 대승적 차원에서 수용할 수밖에 없고, 국민의힘에 대한 지지도 역시 계속될 것이라는 계산에서 비롯된 것 아니냐는 시선도 존재한다. 실제 국민의힘 김상훈(대구 서) 의원과 강대식(대구 동을) 의원은 “가덕도 신공항이 국익에 부합되고, 영남권의 공생을 위한 결정이라면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나마 김 위원장은 대구·경북 지역 반발을 의식해 “더불어민주당의 (법)안도 있고, 우리 국민의힘 추경호(대구 달성) 의원이 발의한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건설 특별법도 있다”며 “그걸 병합해서 처리하는 과정에서 합의를 이뤄낼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부산시장 선거를 의식해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막지 못한다면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에 국비를 지원하는 방안도 함께 통과시키자고 말한 것이다.

이에 대해, 지역의 한 의원은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과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건설 특별법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병합심사가 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그는 “지역의원들이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지금과 같은 일이 벌어진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박형남기자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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