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층 많이 오가던 메인거리
상점 수십 곳이 영업 중단
골목 상가 공실률은 더 참담
“임대비 없이 장사만이라도…”
건물주들도 빈 가게에 ‘신음’

26일 오전 11시께 동성로 CGV대구아카데미 옆 골목. 폐업으로 문을 닫은 건물 곳곳에 임대를 알리는 전단지가 붙어 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코로나19 장기화로 대구 동성로에 문을 닫은 점포들이 속출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동성로를 찾는 행인이 크게 줄면서 결국 가게 문을 닫는 자영업자들이 늘어난 탓이다.

26일 오전 대구 동성로 거리. 대구백화점이 위치한 중앙 거리부터 골목 곳곳마다 ‘임대’를 써 붙여 놓은 빈 점포들이 곳곳에 보였다. 평소 지역 젊은 층들이 많이 오가는 CGV대구아카데미 옆 골목에는 약 40여 개의 점포가 있는데 현재 전체의 3분의 1수준인 15곳이 폐업한 상태다.

이곳 상황만 특별한 게 아니다. 일명 ‘통신골목’이라고 불리는 한 거리에는 동성로를 대표하는 주요 점포 3∼4개가 줄지어 있는데, 유명 브랜드는 물론 규모를 가리지 않고 크고 작은 상점들이 최근 영업을 중단했다.

메인 거리와 이어진 골목 상황은 더욱 참담하다. 폐업한 상가마다 부동산 전화번호와 임대문의가 붙은 형상에 을씨년스러운 느낌까지 들었다.

부동산 관계자 A씨는 “요즘 상가를 내놓겠다는 자영업자들이 급격히 늘고 있다”며 “안 그래도 매물이 넘치는 상황인데 선뜻 나서서 사업하겠다는 자영업자가 나타나지 않아 골머리를 앓는 중”이라고 하소연했다.

또, “점포를 내놓은 자영업자들은 생활고에 시달려 하루라도 빨리 가게를 정리하고 싶어하지만 현실적으로 거래량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경기가 계속 악화하면 자영업자도, 부동산 업계도 피해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자영업자들만큼이나 건물주 역시 고민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부동산 관계자 B씨는 “무료로 점포 임대를 해줄 테니 장사만이라도 해달라는 건물주가 지역에서 늘고 있다”며 “점포 운영에 따른 수익이 거의 발생하지 않다 보니 장사하겠단 자영업자를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동성로에서 휴대폰 가게를 운영하는 신지훈(36)씨는 “대구 동성로가 옛 명성을 잃어가고 있다 보니 상인들끼리 모이면 다들 폐업 고민을 털어놓는다”며 “동성로뿐 아니라 대구 상권들 전부 비슷한 처치다. 칠곡3지구도 신도시 개발 후 사람들이 몰리면서 잠깐 호황을 누렸지만, 지금은 폐업하는 자영업자들이 속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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