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형 시인·산자연중학교 교감
이주형
시인·산자연중학교 교감

코로나19에 무너진 세상은 1년이 넘도록 여전히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데, 시간은 벌써 1월 달력을 넘기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비장한 각오로 시작한 2021년이지만, 그 시작부터가 쉽지 않다. 올 1월에 대한 기억은 최강 추위와 코로나, 그리고 저질 정치 이야기뿐이다.

2021년 1월 1일, 국가 지도자들은 저마다 새해 희망 메시지를 발표했다. 내용이 복사 수준이어서 아쉬웠지만, 희망이 멸종된 사회에서 희망이라는 말을 듣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느릿느릿 걸어도 황소걸음’이라 했습니다. 모두의 삶이 코로나로부터 자유로워질 때까지 한 사람의 손도 절대 놓지 않고 국민과 함께 걷겠습니다. (중략) 국민이 희망이고, 자랑입니다.” 말한 사람을 모르고 보면 정말 희망적이다. 필자는 “한 사람의 손도 절대 놓지 않고”라는 문장을 읽을 때는 가슴이 벅찼다. 필자는 이와 비슷한 말을 예전부터 봐왔다. 그것은 교육부의 “모든 아이는 우리 모두의 아이”라는 표어이다. 그런데 두 문장에는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거짓말이라는 것이다. 필자가 이렇게 단정하는 이유는 지금까지도 산자연중학교 학생들은 대통령이 말한 “국민”, 또 교육부가 말한 “모든 아이” 그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코로나 시대 교육격차 완화 (….) 등 우리 사회 각 분야에서 새롭게 제기되는 공정에 대한 요구에도 끊임없이 귀 기울이고 대책을 보완해 가겠습니다.”라고 했다. 비록 희망 고문이지만, 박수를 보냈다. 하지만 박수는 금방 멈추었다. 대신 헛웃음만 났다.

그래도 필자는 희망을 믿는다! 왜냐면 이 나라는 특정 정치 성향의 대통령을 보유한 나라가 아닌 우리의 희망인 학생의 참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많은 부모님을 보유한 나라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 학생들의 행복 교육을 찾아 전국에서 오신 부모님과 진정한 교육이 무엇인지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부모님들의 생각은 그 자체가 교육학 개론이었다. 교육의 답을 찾지 못하는 청와대와 교육부에 답이 적힌 그 개론서를 전한다.

“시험을 위한, 수능을 위한, 대학을 위한 교육이 아닌 지구인으로 생존하기 위한, 혼자가 아닌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그리고 행복하기 위한 교육이 필요합니다.”

“학교 교육의 틀에서 조금 벗어난다고 문제 아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수업 시간의 질문을 같이 고민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창의적인 질문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교육이 삶이 질을 높이는 선물이었으면 합니다. 수치로 평가된 평균적인 삶보다 개개인의 고유성을 인정받고 (중략) 더 나아가 창조할 수 있는 여유를 선물하는 것이면 좋겠습니다.”

교육의 시작은 가정이다. 가정이야말로 제일 중요한 평생 학교이며, 부모는 아이들에게 있어 첫 번째 선생님이자, 평생 교사다. 부모가 바로 서야 자녀도, 가정도, 교육도, 그리고 국가도 바로 선다. 이 나라는 기적의 경제 성장을 이룬 주역들을 길러낸 부모를 보유한 나라다. 그들이 바로 이 나라의 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