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태 시조시인·서예가
강성태 시조시인·서예가

코로나19의 영향일까? 최근 들어 홀로 또는 따로 하는 문화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 바이러스의 전염을 우려한 한 줄 칸막이 식사를 한다거나 한 칸 띄어 앉기 등으로 거리두기를 하다 보니 저절로 혼자 하는 행위가 많아지게 된 것이다. 정부의 방역지침에 따라 먹거나 어울리고 활동하는 자체에 많은 제약과 기준의 적용으로 다소의 불편과 움츠림 속에서도 자구책(?)으로 나타난 것이 홀로 하는 문화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혼자 하는 식사나 행동, 작업 등은 이미 한참 전부터 우리의 생활 저변에 나타나거나 스며든 삶의 양식이라 할 수 있다. 다만 근래부터 1인 가구 혼족들이 많아지면서 혼자 움직이고 생활하는 문화가 늘어나다 보니 혼밥혼술이니 혼행, 혼잠 등의 유행어가 생겨나면서 ‘혼OO’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지고 새로운 추세로 드러난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이렇듯 시대가 변하면서 ‘홀로 생활’은 누구에게나 통용되고 낯설지 않은 현재의 생활방식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실제 우리나라에선 지난 2013년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나홀로 문화’가 당시 3~4개에서 2018년 39개, 2020년 말엔 65개에 이르기까지 급격하게 증가하여 홀로 하는 세태가 더해지는 듯하다. 최근에 두드러진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가세된 영향도 있겠지만, 혼자 먹고 입고 놀고 자는 것들은 어쩌면 지극히 당연하고 편안한 일상이 아닌가 싶다. 사람의 일생을 크게 보면 더불어 함께하는 삶이지만, 작게 보면 소소한 개인의 생활이기 때문이다.

이른 바 ‘나홀로 문화’란 자발적 고립을 택해 식사, 여가생활 등을 홀로 즐기는 문화를 말한다. 즉, 타인과의 관계가 아닌 혼자만의 일상생활에서 만족감과 행복을 느끼는 것으로, 나홀로 밥을 먹거나 여행, 캠핑을 즐기고 자신만의 공간을 꾸미는데 투자를 아끼지 않는 등 타인과의 관계 보다는, 혼자의 생활을 즐기면서 행복을 찾는 것이다. 예컨대 다른 사람들과의 만남을 최소화하면서 감정의 소모를 줄이고 그 가운데서 자신만의 은밀한 만족을 맛보는 것이다.

세상의 무엇이든 바뀌고 변화되기 마련이다. 계속되는 변화 속에 우리는 다만 적응의 문제를 간단없이 풀어나가야 한다. 미래의 상황은 환경변화라는 상수 속에 인간 욕망의 변수가 끊임없이 더해지기 때문이다. 희대의 감염증 확산에 따른 주거문화나 식사, 회식, 만남 등의 정서가 분화되고 이질적인 양상을 띄고 있지만, 우리의 고유한 습성은 하루 아침에 바뀔 수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점진적이고 유화적인 측면으로의 꾸준한 변모와 진전을 시도해야 할 것이다.

사람은 어차피 홀로서기다. 홀로 태어나서 가족과 사회적인 관계 속에서 함께 지내다가 결국 홀로 가게 된다. 외롭고 쓸쓸할지 모르지만, 사람은 혼자 있을 때 가장 편하다고 한다. 그러나 궁극적인 가치는 뼈저릴만큼 혹독한 홀로서기에 달려있다. 그 모질고 처절한 혼자만의 고뇌와 시련 속에서 예술작품은 탄생하고 빛 부신 새날이 열리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