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與에 역전 ‘위기감’
내달 1일 부산서 현장비대위
중앙당 차원 보선 공약 예정
가덕도 신공항 입장 발표 전망

국민의힘 지도부가 내달 1일 부산을 방문하기로 한 가운데,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가덕도 신공항 입장’이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 김 위원장의 입장에 따라 가덕도 신공항 추진이 급물살을 탈 뿐만 아니라 부산시장 선거가 요동을 칠 것으로 관측된다. 더불어민주당이 오거돈 전 부산시장 성추행으로 생긴 부산시장 선거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가덕도 신공항 문제로 덮어버리며 부산 민심을 다독이고 있는 상황에서 반격의 실마리를 찾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26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내달 1일 부산을 방문해 현장 비상대책위원회를 연다. 중앙당 차원의 부산시장 보궐선거 공약도 내놓을 예정이다. 특히 김 위원장은 당 지도부와 함께 가덕도 현장을 찾아 가덕도 신공항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 위원장은 민주당의 가덕도 신공항 공세에 “가덕도 하나로 부산 경제가 확 달라지지 않는다”며 가덕도 신공항 추진에 부정적 입장을 내놨다. 국민의힘 대구·경북 지역 의원들이 가덕도 신공항에 부정적 입장을 보여 당 지도부로서는 미온적인 태도를 취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민주당의 가덕도 신공항 공세로 부산 정당 지지도에서 국민의힘이 민주당에 역전당한 결과가 나오고 있는 만큼, 김 위원장으로서는 입장을 밝혀야 할 상황이다. 특히 1일 부산을 방문한 자리에서 어떤 식으로든 ‘가덕도 신공항’에 대한 발언을 할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은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당론으로 정하고, 2월 임시국회 중 특별법 처리를 강행할 방침이다. 여권이 포퓰리즘 정치라는 비판을 받으면서까지 가덕도 신공항 공세를 강화하는 것도 국민의힘 ‘부산·경남·울산 VS 대구·경북 갈라치기’를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 위원장으로서는 가덕도 신공항 이슈를 정리할 필요성이 생긴 것이다. 부산시장 선거를 승리하기 위해서는 부산 민심을 얻어야 하고,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부산시장 승리가 필수적이다. 김 위원장이 신공항에 부정적 입장을 내비친다면 부산시장 선거가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이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사실상 지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주호영 원내대표는 경북매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여권의 공세가 상당하다”며 “김 위원장이 부산을 방문하는 자리에서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부정적인 입장을 말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김 위원장은 최근 대구시당위원장인 국민의힘 곽상도(대구 중·남) 의원과 신공항 관련 면담을 가졌다. 이를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대구지역 민심을 들은 뒤 가덕도 신공항에 대한 발언 수위를 조절하기 위한 행보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곽 의원은 “대구 지역 민심을 전달했다”며 “(가덕도 신공항에 대해) 절차적으로 문제가 있어서 반대하는 것이고, 대구·경북통합신공항도 가덕도 수준의 국비지원이 있다면 설득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김 위원장에 설명드렸다”고 밝혔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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