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의 어르신, 청원경찰에게
370만원 든 봉투 전달하고 떠나
복지국장 “따뜻한 나눔에 감사”

익명의 기부자가 전달한 봉투와 성금.
이름을 밝히지 않은 기부천사가 따뜻한 나눔으로 지역사회의 귀감이 되고 있다.

지난 23일 오전 10시 30분께 대구시청에 할머니 한 분이 찾아왔다. 근무 중이던 청원경찰이 어떻게 찾아오셨는지 묻자 할머니는 하얀색 봉투 하나를 꺼내고는 “불우이웃 돕는 데 사용했으면 좋겠다”며 청원경찰에게 봉투를 건넸다.

청원경찰은 할머니께 담당 부서로 안내해 드릴 테니 직접 전달하시는 게 어떠시냐고 했으나, 할머니는 “자신은 심부름으로 대신 온 것이다. 그러니 전달만 해달라”라는 말을 남기고 자리를 떠났다. 봉투 안에는 손수 모은 듯한 5만원권 지폐 74장이 노란 고무줄로 묶여 있었다.

박재홍 대구시 복지국장은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에 어려운 이웃을 위해 따뜻한 나눔을 전해주신 기부자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할머니의 따뜻한 마음이 어려운 이웃에게 잘 전달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이날 할머니가 전해 준 성금은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 접수돼 지역의 소외된 이웃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이곤영기자 lgy1964@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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