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발생 1년 동안 인류가 겪은 삶은 가히 충격적이다.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일상에 적응해야 하는 인간의 고통과 불편함은 삶의 의욕을 꺾기에 충분했다. 생사를 위협하는 질병 앞에 인간의 한계를 뼈저리게 느끼게 한 지루하고 답답한 시간이기도 했다.

코로나 블루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생기는 우울감을 표현한 신조어다. 최근에는 우울감이 점차 쌓여 폭발상태에 이르는 것을 코로나 레드라 하고, 화병이나 스트레스를 넘어 암담한 상태에 빠진 것을 두고 코로나 블랙라고 부르는 신조어도 생겼다.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 조사에 의하면 작년 12월 기준 국민 5명 중 1명이 우울 위험군에 포함돼 전년보다 5배나 높아졌다고 한다. 또 자살을 생각하고 있는 비율도 전년보다 크게 증가해 국민 정신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것으로 분석된다.

또 통계청 가계동향 조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에서 소비된 주류와 담배 소비지출이 2003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국민이 받은 충격과 스트레스를 단적으로 보여준 통계라 생각든다.

코로나 이후의 인류의 생활 패턴을 두고 뉴노멀(New Normal)이라 부른다. 중국에서는 신창타이(新常態) 즉 새로운 정상상태라고 한다. 우리 삶의 새로운 기준과 표준이 등장할 것을 예측한 표현이다.

지난 20일은 국내에서 첫 코로나 환자가 발생한 지 꼭 1년 되는 날이었다. 이른바 뉴노멀 시대에 우리의 행동은 어떻게 할 것인지 되돌아 볼 시간이다. 세계적 저명 학자들은 지구상의 이상기온 변화가 있는 한 더 심각하고 또다른 바이러스 공격이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뉴노멀 시대를 살아갈 인류의 지혜가 절박하게 요구되는 시기다.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