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들이 증언하는 한일역전’

이명찬 지음·서울셀렉션 펴냄
역사·2만2천원

일본 전문가로 꼽히는 이명찬 전 동북아역사재단연구위원이 쓴 ‘일본인들이 증언하는 한일 역전’(서울셀렉션)은 일본 전문가들의 분석을 통해 일본이 한국보다 뒤쳐지는 이유를 설명한 책이다. 일본의 경제 쇠퇴, 민주주의 후퇴 뒤엔 패전을 인정하지 않는 책임 회피적 사고가 근본 문제란 지적이다.

10여 년간 일본에서 유학하며 게이오대학에서 박사 과정을 마치고 12년을 동북아역사재단에서 연구위원으로 재직하면서 한일 관계를 연구한 저자는 양국 간 힘의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한다. ‘국뽕(국가에 대한 자부심에 도취돼 있는 상태)’ 섞인 주장이 아닌, 일본인들의 증언과 자료를 토대로 한일간 ‘갑·을’관계가 뒤집히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뒷받침한다.

그리고 최근 두드러진 한일 갈등과 일본의 수출규제와 혐한 역시 ‘한일역전’ 현상이 일어난데 따른 결과임을 밝히고, 한일갈등을 해소할 궁극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한다.

책은 일본이 한국에 추월당한 근본 원인을 일본의 정치·사회·문화적 후진성에서 찾는다. 먼저 시라이 사토시(白井聰) 교토 세이카대 교수가 쓴 ‘영속패전론(永續敗戰論)’을 소개한다. 일본이 패전을 종전으로 속여왔기 때문에 패전을 가져온 체제가 지속된다는 게 이 책의 핵심 내용이다. 일본은 ‘패한 적이 없다, 그러므로 차별한다’는 것이 ‘혐한(嫌韓)’의 근원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이어 한일 갈등을 불러일으킨 이유를 양국 정상의 차이점, 우경화 일본 대 민주화 한국, 한일 국력의 역전 등 세 가지로 설명한다. 가장 주된 원인은 일본 사회의 우경화를 결과적으로 가속한 한일 양국 간 국력의 극적인 변화에 있다고 강조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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