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장기화 공연 불투명 상황
‘무단조퇴 사건’ 관련자 무징계 등
포항시민 비판 여론에 기름 부어
최근 인구회복 사활 분위기 대조
단원 절반 이상 관외 거주도 문제

“연간 70억 혈세 투입, 근무는 2시간? 혈세 먹는 베짱이 집단, 절반 이상이 외지인인 포항시립예술단을 해체하라”

포항시립예술단을 해체해야 한다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이 1년여 지속됨에 따라 그동안 공연을 거의 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앞으로의 상황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예술단 해체를 주장하는 한 시민은 동두천시의 예를 들었다. 그는 “동두천시는 민의에 따라 시립합창단을 해체했다가 인원을 줄여 재창단한 바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은 시립예술단원들의 근무 태도를 해체 주장의 이유로 들었다. “일부 단원들의 무성의한 공연 태도와 낮은 연주 기량, 그리고 작년에 있었던 무단조퇴 사건” 등을 지적하며 “시민들에게 봉사하겠다는 정신이 보이질 않는다”고 비난했다.

지난해 6월 8일부터 8월 11일까지 시가 규정대로 오전 10시∼오후 3시까지 정상근무를 하도록 지시했음에도 단원들은 2시간여 근무 후 퇴근한 일도 시빗거리다. 시의 지시에 불응한 단원이 무려 110명에 이르러 시민들을 경악하게 했다.

단원들의 무성의에 대응하는 포항시의 무사안일한 대처 또한 논란의 대상이다. 포항시는 지난해 문제점이 드러나고 시민들의 비판 여론이 비등함에도 해를 넘기도록 징계를 하지 않았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위기상황에서 시민 혈세로 운영되는 시립예술단이 제대로 운용되지 못하는 상황인데도 단원들이 기득권만 주장하며 책무를 망각하고 시민들의 의사를 무시하는 일은 간과할 수 없다는 게 다수 여론이다. 특히 경기침체로 시 재정이 악화 일로로 치닫고 있는데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없는 시립예술단을 계속 안고 가야 하는가에 대한 진단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한 시민은 “2시간 일하고 받는 예술단원 평균 호봉 연봉이 3천400만 원이면 주 52시간 일하고 급여를 받는 일반 근로자에 비해서 시급이 5배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연간 인건비를 포함한 시립예술단 운영경비가 70억 원에 이르고 있는데,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된다면 비효율적인 예술단 운영은 그 방향에 대해서 시의 심각한 고민이 불가피해 보인다.

시는 올해 800억 원의 기채를 발행해 부족한 예산을 충당하는 등 재정 상황이 매우 심각한 상태로 효율적인 예산투입과 기존 예산 절감방안을 마련해 나갈 방침을 세우고 부서별로 절감방안에 대해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포항시의 인구감소로 지방교부세가 삭감될지도 모를 상황도 심각해 보인다. 최근 포항시 인구는 50만을 겨우 넘고 있지만 50만 미만으로 떨어지면 지방교부세도 줄어들어 시 경영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기업체 직원, 대학생, 군인 등 포항 주소 갖기에 동참하자는 여론이 조성되고 있는데, 시립예술단원 56.4% 정도가 관외 거주 단원이므로 향후 시 재정이 매우 심각한 상황에 이르면 예술단 휴업은 물론 존폐에 대한 고민도 대두될 전망이다.

문화예술계 관계자는 “재정위기, 상시적 감염병 도래, IT 산업 도래로 노동 여건 고도화 등 급변하는 상황에 시의 효율적인 경영을 이제는 검토해야 한다”면서 “앞으로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된다면 공연도 할 수 없는 예술단을 계속 운영해야 하는지에 대한 여론이 이슈화된다면 시는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결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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