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11시까지 영업시간 연장
정세균 국무총리 경고로 취소
市 “소상공인 감안한 조치일 뿐
정부 절차 충실히 따라 이행
경북도와도 협의한 사항”

정세균 국무총리 /연합뉴스

‘사회적 거리두기’ 재연장을 두고 일어난 대구시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엇박자’에 대해, 정세균 국무총리가 ‘경고’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권영진 대구시장은 “유감스럽다”고 항변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 17일 정례브리핑에서 대구시의 자체 거리두가 방안에 대해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대구시는 카페·식당과 노래연습장·실내체육시설 등의 영업시간을 오후 11시까지 연장했으나, 정부 방침으로 취소했다.

이에 대해, 정세균 국무총리는 중대본 회의에서 대구시가 독자적으로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을 오후 9시에서 11시로 연장한 것에 대해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대본에 따르면, 정 총리는 중대본 회의를 마친 뒤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을 따로 만나 “행안부 소관인 지자체가 중앙정부와 철저한 협력 아래 방역대책을 시행하도록 주의를 기울여달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도 “(중대본과) 사전협의 없이 (영업시간 연장안을) 발표하는 바람에 상당히 많은 지자체들에서 문제 제기를 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각 지자체가) 의사결정을 할 때에는 적어도 동일한 권역의 지자체와 사전협의를 할 것도 요청했었다”고 비판했다. 다만, 그는 “근원적으로 볼 때 집합금지 조항이나 거리두기 세부 내용은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동등한 권한을 가지고 있다. 양쪽이 동등한 권한을 가지고 있지만 지난 1년간 중앙정부, 지방정부가 협의하고 소통하면서 공동 대응체계를 잘 유지해 왔다”고 설명했다.

 

권영진 대구시장 /대구시 제공
권영진 대구시장 /대구시 제공

이에 대해, 권영진 대구시장은 중대본을 향해 ‘유감스럽다’고 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시는 정부가 정한 절차와 지침을 충실히 따라 결정했고 경북도와도 협의했다”라며 “이런 사정을 알고 있을 중대본 실무자가 대구시에 대해 주의니 유감이니 하는 납득할 수 없는 표현으로 마치 대구시가 중대본과 엇박자를 낸 것처럼 발표한 것에 심히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권 시장은 “경위야 어떻든 코로나19 장기화로 힘든 시간을 감내하는 시민과 극심한 고통 속에서 생계의 위협에 내몰리고 있는 자영업자들에게 혼란과 상심을 줘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지난 16일 대구시 채홍호 행정부시장도 “고위험 중점관리시설의 집합금지와 영업시간 제한에 대해 전면적인 해제 요구가 많았으나 계속되는 지역감염 확산 우려와 소상공인들의 경제적 어려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말했었다.

한편, 영업시간 연장 등 대구시 조정안에 대한 중대본의 최종 결정은 17일 오후 7시를 넘어 확정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른, 중대본 측의 공문도 오후 늦게 대구시에 전달됐다. 대구시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 관련 핵심 방역조치 사항 (지자체) 완화 불가 안내’라는 제목의 공문엔 지자체에서 자체적으로 결정해 완화할 수 없는 새로운 방역 규칙들이 담겨 있었다.

해당 공문에는 △시설별 21시 이후 운영 제한중단 조치 △유흥업소 5종 집합금지 △숙박시설 방역지침 의무화 조치 등이 있었다. 하지만 영업시간에 대한 규정은 따로 없었다고 대구시는 설명했다.

/이곤영·박순원기자 god02@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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