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종 영

뿌연 안개 휘돌아 삼동로 덮고

부스스 눈곱 턴 사내들

꿈속 헤쳐 나온다

밤새 움츠르던 날개

가볍게 세우고

영축산 적멸보궁

수천 년 잠든 부처

흔들어 본다

삼보일배하는 스님

손안에

부처가 들고,

마침내

물속 유영하던 고기떼들

저마다

하나의 소원 이룬다

영축산 아래 천년고찰 통도사 적멸보궁 앞에서 시인은 천 년의 시간을 읽고, 삼보일배 하는 스님의 정진을 바라보며 치유라는 화두 하나를 건진 시인의 시안이 깊고 그윽하기 짝이 없다. 스님의 손안에 부처가 들고 물고기떼가 유영한다는 시인의 기막힌 상상력과 통찰력이 돋보이는 시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