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천부항해상에서 한파와 눈보라, 폭풍이 몰아치던 겨울 바다에 빠진 제자를 구하고 숨진 참 스승 고 이경종 선생 제45주기 추모식이 17일 오전 10시 울릉도 천부초등학교(교장 김명숙)내 이 선생 추모비 앞에서 개최됐다.

이 선생은 울릉도 천부초등학교에 근무하던 중 지난 1976년 1월 17일 울릉읍 도동리에서 학교 업무를 보고 어선 만덕호를 타고 천부로 복귀하던 중 풍랑을 만나 전복됐다. 그때 함께 배를 타고 있다가 물에 빠진 두 명의 제자를 구하고 숨졌다.

선생의 순고한 참, 뜻을 기리고자 이날 추모식에는 최영택 교육장을 비롯해 김병수 울릉군수, 최경환 의장 남진복 경상북도의회 의원, 배창해 북면 면장 등의 지역인사와 한영민 천부초등학교 운영위원장, 천부초 교직원, 학생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울릉교육지원청은 고 이경종 선생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고, 참 스승으로서의 사랑과 거룩한 뜻을 후세에 새기고자 매년 1월 17일 천부초등학교 이 선생 추모비 앞에서 추모식을 열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참가 인원을 최소로 줄이고 철저한 방역 속에서 시행됐다.

이 선생은 수영 선수로 활동한 경력이 있던 만큼 충분히 살 수 있었지만, 함께 타고 있던 제자 2명을 구하고자 성난 파도와 싸우다 결국 차디찬 겨울 바다에 숨졌다.

당시 만덕호는 도동항에서 생필품과 50여 명의 주민을 싣고 천부 항으로 들어오던 중 풍랑을 만나 전복됐다. 특히 이 배에 타고 있던 울릉도 북면 천부리 주민 가운데 37명의 아까운 목숨을 앗아간 울릉도 최고의 대형 참사였다.

고 이경종 선생(당시 35세)은 1941년 대구에서 태어나 대구 사범대학을 졸업하고 1959년 영천 지곡초등학교를 시작해 1972년 울릉천부초등학교 전근, 사고 당시인 76년 이 학교 6학년 담임을 맡고 있었다. 이 선생은 순직하신 그날까지 15년 4개월을 봉직했다.

김명숙 교장은 “선생님께서 순직하신 지 45년이 지났지만 자신의 목숨을 희생, 스승의 참 사랑을 실천하신 숭고한 뜻은 오늘을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며“고 이경종 선생님의 뜻을 이어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영택 교육장은 “자신의 목숨을 바쳐 스승의 사랑을 몸소 실천한 고 이경종 선생님의 고귀한 삶의 모습을 오늘날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거울이 돼 다시 한 번 되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한편, 고 이경종 선생 추모비는 사고가 났던 해인 1976년 6월 고 이경종 선생이 근무하던 천부초등학교 교정에 건립했다. 울릉교육지원청은 추모비가 40년이 넘어 지반이 기울고, 외벽에 균열이 발생 지난해 새 단장 했다.

 /김두한기자kimd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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