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현장
사업 초기 포항지진 악재 속
현대건설 시공 참여 이뤄내는 등
지주택아파트 안착 성공했지만
부지매입비 뻥튀기·부당이득 등
대행사 향한 문제제기 잇따라
H사 “모든 의혹 사실확인 가능
악의적 흠집내기 대응할 수밖에”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포항’이 남구 원동지구에서 최근 성공적인 분양이라는 성적표를 받았으나 내부 갈등은 지속되고 있다. 사업 초기 포항지진이라는 악재와 조합원 갈등 등 곡절이 많아 좌초 위기까지 갔던 현장이라 ‘힐스테이트 포항’의 안착은 의미가 남다름에도 불구하고 내홍을 겪는 이유는 뭘까.

최근 포항시 남구 원동지구에서 공급에 나선 힐스테이트 포항은 12일 3명의 예비당첨자를 계약함으로써 사실상 완판했다. 앞서 청약에서도 총 691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2천448명이 몰려 평균 3.54대 1의 경쟁률을 보였었다. 특히 전용 84㎡A 경우 111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1천153명의 청약자가 몰리면서 최고 10.39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계약률 100%는 최근 신규 아파트의 인기에 힘입은 바도 있지만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 브랜드도 한몫 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 아파트는 지역주택조합사업으로 추진되는 현장. 지역주택조합사업은 조합원들이 직접 토지를 매입해 사업을 추진하기 때문에 토지매입에 따른 금융비용과 홍보 등의 부대비용이 적게 발생, 통상 주변 아파트시세 대비 10∼20% 저렴한 가격으로 아파트를 구입할 수 있다. 다만, 사업이 장기간 표류하거나 준공 후 미분양 등으로 이자가 발생할 경우 추가부담금 등의 위험을 조합원이 떠안아야 한다는 위험이 커서 내분이 끊이지 않는다. 시공 과정에서 용역사 선정 등 여러 이권으로 인한 잡음도 늘 상 나오기 일쑤다. 전국 지역주택조합사업이 조합장 및 업무대행사 횡령 등의 비리로 무산된 사례가 쏟아진 것은 그 단적인 사례다.

힐스테이트 포항도 초기엔 그중 하나였다. 힐스테이트 포항의 사업초기 이름인 ‘포항리버카운티 지역주택조합’ 당시엔 조합장과 조합원 간 갈등 등이 이어져 사업진행이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더 많았다. 실제, 사업이 장기화되면서 일부 조합원들이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탈퇴하는 경우가 잇따르면서 진정과 고소 등이 난무하기도 했다.

조합아파트는 아파트 인허가와 분양과정 등 전문 분야가 많아 조합이 업무대행사를 선정, 위임하는 것이 관례다. 힐스테이트 포항도 마찬가지. 사업 초기 업무대행사인 G사는 초기 사업비의 조달을 위해 H사를 조합원 모집과 광고홍보 대행사로 선정하여 수수료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사업에 참여시켰다. 하지만 사업초기 조합원 모집이 쉽지 않는 가운데서 H사는 업무대행수수료 지급시기와 관련해 G사와 갈등을 겪자 아예 G사를 인수했고, 이후 조합원 1천132명을 모집해 2016년 조합설립인가를 득했다.

다음 단계는 시공사 선정. 현대건설을 시공사로 참여시키기까지 난항을 거듭해야 했다. 당시 포항지진 등으로 1군 건설사들이 시공사로 참여하기를 주저하는 상황이었던 것. H사는 대형건설사가 아니면 사업이 어렵다고 판단해 끈질기게 현대건설을 설득하면서 공사비 담보에 대한 증거금으로 200억여원을 현금으로 신탁사 계좌에 에스크로(escrow)하기도 했다. 또 모집대행, 업무대행 수수료 130여억원을 공사비가 확보되는 시점까지 유보하는 결정을 내리는 등으로 공사단가를 타 현장 대비 낮게 도급계약 하면서 현대건설의 시공 참여를 이끌어 냈다. 사업은 현대건설 시공 결정 후 본 궤도에 올랐고 마침내 12일 완전 분양 계약이라는 단계까지 이르렀다. H사 관계자는 “2015년부터 6여 년 동안 이 사업에 매달렸다. 그간 어려움과 아픔이 많았으나 분양 성공이 지난 과정을 다 갈음하는 것 아니냐”며 말했다.

이 현장은 그러나 현재 또 다른 내홍을 겪고 있다. 일부 조합원들이 업무대행사인 H사가 부당한 이득을 취했고, 토지매입과정에서의 의혹이 있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것. 조합원들 사이에 이 부분은 현재 이슈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처음 상황을 지켜보던 H사 측도 적극 대응하며 맞서고 있는 상태.

평당 250만원에 사들인 아파트부지 매입비도 양측이 갈등을 빚고 있는 사안 중 하나다. 일부조합원은 인근 아파트 부지 값은 평당 90만원인데 왜 250만원에 매입했느냐는 것이다. H사는 이에 대해 “90만원은 10년 전에 경매를 통해 낙찰 받은 것으로, 현 시점에서의 비교는 억지 주장”이라며 주변 건설된 아파트 부지의 경우 279만원에 거래된 적도 있다며 이는 흠집을 내기위한 의도가 다분하다고 맞받았다.

또 조합 일각에서 제기하는 전 조합장과의 커넥션 등도 모두 사실 확인이 가능하다고 강조하고, 사업정상화 이후 진행에 특별한 문제가 없음에도 대행사라는 곳에서 비리를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해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하소연했다.

양측의 갈등 평행선은 H사 측이 최근 밴드를 관리하는 밴드장과 조합장을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를 하면서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일부 조합원들이 이는 ‘조합을 고소’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더욱 반발, 대립이 심화되고 있는 것. H사 관계자는 “조합원 수가 많다보니 이런저런 소리는 있을 수 있다. 다만, 사실과 전혀 다른 악의적인 글들을 보면서 마음이 아프다. 우리는 그동안 분양에 실패할 경우 막대한 손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좌초직전의 사업을 정상화 시키기 위해 전력을 쏟았다”면서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악의적 흠집내기에 더 이상 참기 어려워 개인들을 상대로 한 것일뿐 조합을 상대로 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현대건설이 힐스테이트 브랜드로 포항에서 지역주택조합 사업을 벌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아파트는 총 1717세대로, 조합원이 900명 세대이며, 817세대는 일반분양을 거쳐 완판됐다. 2023년 1월 입주를 목표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안찬규기자 ac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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