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산 400경기 출전 기록
여러번의 리그·FA컵 우승
AFC 챔피언스 우승도 추억으로
재계약 기대했던 많은 팬들
예기치 못한 소식에 ‘아쉬움’

또 한 명의 ‘원클럽맨’이 포항스틸러스를 떠났다. <사진>

포항스틸러스는 지난 5일 공식 SNS 계정을 통해 김광석이 인천유나이티드로 이적했다고 밝혔다. 지난 2002년 포항스틸러스에 입단한 이후 상무팀 생활을 제외하면 단 한 번도 김광석은 포항을 떠나지 않았다. 구단도 선수도 오랫동안 서로를 원했다. 함께 동거동락하며 선수는 통산 400경기 출전이라는 기록을, 구단은 ‘원클럽맨’이라는 포항스틸러스의 명맥을 이어갔다.

포항과 김광석은 함께한 18년을 추억에 묻기로 했다. 여러 번의 리그 우승과 FA컵 우승,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때에도 김광석은 함께였다. 하지만, 은퇴를 앞둔 선수가 바랐던 요구를 구단은 들어주지 못했고, 그래서 떠났다. 김기동 감독과의 관계도 사실 썩 좋지만은 않았다. 결과적으로 서로가 서로를 원하지 않게 됐다.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다. ‘강철전사’로 선수 생활을 시작한 그가 당연히 포항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할 줄 모두가 알고 있었다. 재계약을 기대했던 많은 팬들에게 김광석의 이적 소식은 예기치 못한 사고였다. 슬프게도 황진성과 신화용 등 과거의 다른 선수들처럼, 현재의 김광석도 팀을 떠나는 선택을 했다.

묵묵히 제 자리를 지키면서 오랫동안 포항을 상징해왔던 한 선수와의 이별 소식은, 아직까지 오피셜은 아니지만, 일류첸코의 전북 이적 소식이나 팔로세비치의 서울행과는 무게가 다르다. 김광석은 포철동초와 제철중, 제철고를 졸업해 포항스틸러스에 입단한 선수를 일컫는 ‘성골(聖骨)’도 아니다. 그럼에도 김광석을 향한 팬들의 사랑은 어느 선수들보다 더 열정적이었다. 더이상 붉은색과 검은색의 유니폼을 입은 김광석은 없다. 포항의 상징이었던 한 선수의 이적설은 ‘전통’과 ‘명문’ 구단이라는, 무엇으로도 살 수 없는 가치를 내팽개친 채 스스로 이윤만 추구하는 기업이라고 자랑스럽게 떠벌린 셈이 됐다. 오랫동안 함께한 선수와의 이별이 고작 100자 남짓한 글자로 끝맺어졌다. 구단을 향해 ‘포항을 떠나 최근 전북에서 화려하게 선수 생활을 마감한 이동국이 부럽다’는 한 포항스틸러스 팬의 일갈이 꽤 아프다.

/이바름기자 bareum90@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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