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적 학대 아동보호사건 판단

경북도경찰청이 최근 문경의 한 유치원의 교사 2명을 아동보호사건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6일 경북경찰청에 따르면 이 유치원 담임교사 A씨(28)는 지난해 9월 아동의 손목 부근에 가위를 대는 등 위험한 행동을 한 혐의를 받는다. 또 아동 9명에게 음식을 억지로 먹이거나 팔을 잡아 멍이 들게 하는 등 가혹행위를 한 혐의도 받고 있다. 또 다른 교사 B씨(27)는 아이를 안고 가다가 떼를 쓰자 교실 문 앞에 잠시 내려 둔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들 사건을 직접적인 학대보다는 정서적인 학대로 보고 아동보호사건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교사들을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아동보호사건 의견으로 송치했다. 아동학대 혐의가 일부 인정되지만 처벌보다는 훈육 방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앞서 경찰은 신고가 접수된 후 지난달 21일 유치원 원장을 조사한 뒤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결과 교사들이 아이들에게 직접적인 학대보다는 심리 정서적으로 학대를 가한 것으로 판단했다”며 “피해 아동 9명 가운데 8명의 학부모가 유치원 교사의 처벌을 원치 않으면서도 재발 방지를 강력히 요청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 사건과 관련해 피해 아동의 한 부모는 지난 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핸드워시 두 번 짜서 아이 팔 멍들게 한 교사, 방임한 원장에게 엄벌을 촉구한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CCTV 영상에서 교사들이 가위를 벌려 아이 팔목을 위협하고 먹기 싫은 음식을 억지로 먹인 뒤 구토를 하자 이를 다시 먹였다”며 “교실에 있는 아이들은 우리 아이 혼나는 거 보느라 밥을 못 먹었다. 교실에 있던 아이들 모두 정서적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또 “(교사는) 아이가 몸을 움직여 살짝 잡아당겼는데 멍이 들었다더니, (알고 보니 핸드워시를) 한 번 짜야 하는데 규칙을 어겼다고 아이 팔을 잡아 멍이 들도록 학대했다”며 가해 교사들을 엄벌해 달라고 요구했다. /손병현기자

    손병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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