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껑 없고 라벨 그대로… 분리 배출 대부분 몰라
포항지역, 올바른 방법으로 분리 배출된 용기는 10~20% 불과
전체 공동주택 841곳 실천율 저조… 시, 과태료 부과 등 방침 세워

5일 오전 포항시 남구 호동에 있는 재활용선별장. 직원들은 컨베이어 벨트에서 쏟아져 나오는 온갖 종류의 쓰레기에서 페트병 골라내는 작업에 한창 열을 올리고 있었다. 쓰레기가 담긴 마대 자루에는 라벨이 그대로 붙어 있는 플라스틱 병이나 용기가 서로 뒤엉켜 있었다. 심지어 먹다 남은 음식물이 가득 담긴 플라스틱 용기도 발견됐다.

포항시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전체 플라스틱 쓰레기 중에서 올바른 방법으로 분리 배출된 용기는 10∼20% 정도에 불과하다”며 “투명 페트병은 내용물을 비우고 라벨을 제거한 뒤 뚜껑을 닫아 찌그러트려 전용수거함에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명 페트병 분리 배출제가 의무화된 지 열흘이 지났지만, 시민들은 이 제도가 시행된 지 모르고 있거나 알고 있더라도 실천율이 저조해 제도 정착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5일 포항시와 포항시시설관리공단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5일부터 전국의 300가구 이상 아파트 단지는 투명 페트병을 별도로 분리 배출해야 한다. 150∼299가구의 아파트 단지라도 엘리베이터가 설치됐거나 공동난방을 한다면 의무화 대상에 포함된다. 단독주택과 소규모 아파트는 오는 2021년 12월 25일부터 해당 제도가 적용된다. 현재 포항에서 투명 페트병 분리 배출제의 대상이 되는 공동주택은 모두 814개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투명 페트병 분리 배출 조기 정착을 위해 지역 공동주택에 전용 수거함 및 마대를 제작해 배부하고 안내문을 배포하는 등 홍보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며 “6월까지 계도기간을 갖고 그 이후부터 이를 어기는 공동주택에 과태료(30만원 이하)를 매길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분리 배출을 제도를 마련한 이유는 페트(PET)가 단일 플라스틱 재질로 만들어져 분리수거 항목 중에 재활용률이 높기 때문이다. 페트는 유색, 혼합 플라스틱보다 오염도가 낮아 세척 과정이 간편한 데다 가볍고 튼튼해 유통과정에서 별도의 완충재도 필요하지 않다. 또 의료·육아용품 등 고부가가치 상품으로도 재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환경부는 투명 페트병의 별도 수거가 이뤄지면 ‘수입 대체’ 효과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지난 2019년 일본에서 수입한 폐페트병은 2만2천t으로 100억원에 달한다. 정부는 오는 2022년까지 연 10만t 재활용을 목표로 100억원의 수입대체 효과를 예측하고 있다. 지난해 포항지역의 재활용품 수거량(공공수거량 기준)은 총 4천669t으로 이 가운데 플라스틱류는 1천109t(약 24%)을 차지했다. 이중 페트 처리량은 635t이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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