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코로나 창궐로 나라 경제·국민 일상 처참히 초토화
기울어진 권력지도가 초래한 ‘민주주의 위기’도 고통 더해
신축년 대구·경북 현안 차질 없게 비상한 각오로 대처해야

사상 초유이자 최악의 팬데믹을 몰고 온 코로나19는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었는지 절실히 깨닫게 했다. 지난 한 해 동안 느꼈던 깊은 절망과 코로나 블루 역시 언젠가는 지나갈 것이고, 2021년에는 마스크를 벗어 던질 수 있는 그날이 올 것이다. 나와 너를 믿고 의지하며, 꿋꿋하게 버티면 소중한 일상을 되찾을 것이다. 우리는 해낼 것이다. 영화 인터스텔라 속 대사처럼. “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올해엔 지난해보다 좋은 날이 더 많겠지…’ 2021 신축(辛丑)년 새해를 맞이한 대구·경북민이 내뱉은 화두다. 이는 지금 그들의 심사가 얼마나 착잡하고 복잡한지를 보여준다.

지난해 우리는 ‘코로나19’의 창궐 상황에서 국민의 안녕을 완벽히 지켜내지 못했고, 무너지는 경제에도 속수무책이었다. 이뿐만 아니라, 민주주의의 건강성이 훼손되는 상황을 목격하며 한 해를 보내야 했다. 이제 우리는 지난해의 처참한 시련을 딛고 어떻게든 다시 일어서야 할 여정의 시간표를 새해 새 출발과 함께 건네받았다.

신축년. 우선은 각 분야에서 건강한 나라가 확실히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국민의 일상을 무참히 파괴하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 퇴치에 온 힘을 쏟아 부어야 함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바이러스가 악성으로 변이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세계 각국이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백신 개발과 확보를 위해 치열한 전쟁을 치르고 있으나 이 특별한 전투에서 대한민국이 승기를 잡았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 현재 우리에게 코로나19 역병의 확산을 차단하는 일 말고 더 시급한 것은 있지 않다.

코로나19가 몰고 온 경제난의 해일도 상상 초월인 만큼 비장한 각오와 지혜로 지역경제의 초석을 다시 세우고 회복시키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어렵사리 선진국 대열의 입구까지 도달했던 우리 경제는 코로나19가 가져온 타격으로 현재 그 저변부터 형편없이 무너지고 있다. 가뜩이나 허약한 지역의 경제기반은 아예 초토화돼버렸다. 대구 경북 등의 지방자치단체는 예전보다 백배 천배 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지역민들 역시 재건을 위한 비상한 각오가 필요하다.

현격히 기울어진 권력 지도가 빚어낸 ‘민주주의의 위기’는 또 어떤가.

이 나라 유권자들은 지난해 4월 제21대 총선에서 집권 더불어민주당에게 압도적 지지표를 몰아줬다. 그러나 민주당은 ‘협치(協治)하라’는 국민의 소망을 외면하고 기어이 ‘다수의 위력’을 앞세워 국회를 통법부(通法府)로 전락시켰다. 야당 참패가 불러온 민주주의의 퇴보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TK(대구·경북) 정치권 또한 자유로울 수 없다. 어떻게 보면 민주당이 과반을 훌쩍 넘는 의석을 차지한 이면엔 야권의 중심인 TK 정치의 부재가 있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새해엔 보수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대구·경북이 고장난 의회민주주의를 바로잡을 무한책임을 느끼고 그에 걸맞은 행동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대구·경북은 민주주의 여정은 물론 경제대국 성장 과정에서 그때그때 나름의 역할을 해왔다. 삼권분립(三權分立)의 기본마저 흔들릴 위기에 직면한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되살릴 힘은 오롯이 주권자인 국민, 깨어있는 민심에 있다.

대구·경북의 명운이 달린 대구시와 경북도 행정통합 로드맵도 새해에 명확히 나왔으면 한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민들의 총의를 물을 계획이라면 이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이 문제는 매우 복잡하고 예민한 것이다. 그런 만큼 대구·경북민이 지역의 미래를 결정하는 게 순리라는 건 재론의 여지가 없다.

한국이 건강한 나라로 나아가는데 있어 대구·경북이 2021년 해야 할 역할은 차고 넘친다. 역병의 창궐로부터 지역민의 안위를 지켜내고, 무너진 지역경제를 일으켜 세우며, 나라의 기운을 바로잡고, 더불어 민주주의 수호 등 우리의 상식과 건강성을 되찾는 것이라면 대구·경북 지역민이 한 치의 소홀함이 없이 자신의 소임을 다해야 할 것이다. /안재휘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