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흥 수

어느새 뒷동산이 슬슬 걸어 내려와

내 안으로 힘껏 쳐들어온다

솔향기가 솔솔 진동한다

참나무가 참되게 살라고 속삭인다

어릴적 동무들의 이름을

목메어 불러 본다

야호야호 메아리가 귀청을 때린다

(….)

동무 동무 씨동무 보리가 나도록 씨동무

초승달도 슬금슬금 눈물 흘린다

시인은 이 땅의 참교육 실현을 위해 애쓰다가 교육현장에서 쫓겨난 전교조 해임교사다. 이 시는 교육현장에서 쫓겨나 낙향해 고향산천을 돌아보며 유년의 시간을 가슴 뜨겁게 불러내고 있음을 본다. 참되게 살아가라고 일러주던 참나무를 바라보며, 어린 시절 정겨웠던 친구들은 모두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 초승달을 바라보며, 참되고 올바른 길을 걸어가야겠다는 마음의 다짐을 다시 해보는 시인의 뜨거운 가슴을 본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