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선생의 여성건강칼럼 부인과 내시경 수술의 범위
통증·출혈 적고 흉터도 크지 않아
장유착 같은 후유증 위험 적어
수술 후 조기 퇴원도 가능해져
맹장염수술 정도의 시간 ·강도로
환자들의 수술 만족도 아주 높아

박영복 산부인과 교수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박영복 산부인과 교수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부인과 질환은 자궁과 질, 난소, 나팔관에 생기는 질환을 모두 통틀어 일컫는 말입니다.

질과 자궁경부에 생긴 질환은 질강경으로 진단이나 치료가 가능하지만, 그 외 자궁내강 질환이나 자궁체부와 난소, 나팔관에서 생긴 질환은 외부에서 바로 접근할 수 없기 때문에 불과 20년 전까지만 해도 개복 수술이나 치료를 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복강경이 발달하면서 수술적 치료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최근에는 자궁내강을 들여다보고 조직검사를 시행하거나 종양을 적출하는 자궁 내시경도 가능해졌습니다.

부인과 내시경을 통해 복강 안에 있는 부인과 장기인 자궁체부와 자궁경부, 난소, 나팔관, 그 외 골반 신경이나 복막 질환, 후복막 및 후복강 질환, 골반강의 근육 및 신경 등 대부분을 개복하지 않고 수술할 수 있게 되면서 최근에는 거의 모든 수술을 복강경으로 할 수 있게 됐습니다.

흔히 발생하는 질병에 근거해 주요 환자군을 나열해보면 자궁 질환으로 자궁근종과 선근증, 자궁내막증, 골반감염에 의한 농양, 자궁탈출증의 교정이 있습니다.

난소 나팔관에서는 자궁외임신, 난소종양, 난소의 자궁내막증 등이 있으며 자궁경부암, 자궁내막암, 난소암과 같은 각종 암 수술도 최근에는 내시경으로 치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복강경 수술의 가장 큰 장점은 통증과 출혈이 적고 흉터도 크게 남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장 유착과 같은 복강내 수술의 후유증이 발생할 위험이 훨씬 적으며, 수술 후 조기 퇴원도 가능합니다.

수술 후 이틀 만에 퇴원하는 경우가 흔하며, 환자들의 수술 만족도 또한 큽니다.

이제는 충수절제술(맹장염수술)과 같은 정도의 강도와 수술 시간을 들여, 자궁근종 절제술이나 난소 수술을 받으실 수 있는 시대가 열렸습니다.

장점이 많은 수술법이지만 정교한 수술을 위해서는 시술자에게 많은 노력과 훈련이 요구됩니다.

복강경 수술을 처음 시행할 때에는 기구나 장비 사용능력이 많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복강경에 능숙한 선배 의사들의 술기를 배우고 익히며, 직접 연습을 해보고 충분히 숙지한 다음에 많은 환자를 수술하면서 경험이 쌓이게 되면 자연스럽게 실력이 늘게 됩니다.

요즘엔 복강경 훈련 연습장비도 다양하게 나오고 있으며, 트레이닝 센터를 통해 술기를 익힐 수 있는 장(場)도 마련돼 있습니다.

한편 최근 들어 자궁근종의 하이푸 시술을 무리하게 진행해 부작용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병원으로 찾아오기도 합니다.

복강경하 근종절제술의 테크닉을 충분히 쌓지 않은 채, 하이푸로 시술해서는 안 되는 크기의 근종을 수술한 사례가 있기에 이러한 환자들이 발생합니다.

모든 수술이 그러하듯이, 내시경 수술도 의사의 손놀림과 숙련도에 따라 환자의 회복 정도가 확실히 차이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환자들은 본인의 질환을 정확하게 알고, 숙련된 전문의에게 치료받는 것을 우선시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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