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사진작가 김주영
빛과 어둠의 경계에서 만난 色
두번째 개인전
‘어떤 재현(What Representstion)’전 준비

김주영 사진작가
포항지역에서 수필가이자 사진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김주영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공간에 대해 깊이 사유하는 작가로 유명하다. 그녀는 블루, 그린, 레드 등 색이 품은 공간 안에서의 자신의 독백을 담은 두 번째 개인전 ‘어떤 재현(What Representstion)’전을 준비 중이다.

이번 전시는 그녀가 몇 년 동안 일출과 일몰의 시간대에 작업한 사진들을 모아 선보일 예정이라고 한다.

“경계의 시간을 산책하면서 우리가 머무는 공간에서 ‘가깝고 소중한’ 것들을 다시금 생각해보는 작업이었다”고 말하는 김주영 작가를 21일 만났다.

-2016년 첫 개인전 이후 4년만의 개인전인데 소회를 듣고 싶다.

△사진이라는 매체는 이미지로 소통하고 공감한다. 이미 현존하는 세계를 이미지로 환원하면서 대상 그 자체가 지닌 시각적 힘을 재해석 해보기도 한다. 이번 전시는 빛과 어둠의 경계에서 만난 오묘한 색들을 통해서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공간을 깊이 들여다 본 작업이었다. 사진을 찍다보면 똑같은 장소이지만 낮과 밤의 시간에 따라 공간적 의미가 새롭게 느껴졌다. 어둠속에서 만난 색들을 이미지로 표현하다보면 다양한 공감각적 감정들이 생긴다. 지난 전시 ‘The Sea’에서는 빛과 어둠의 경계에서 삶의 의미를 찾았다면, 이번 전시는 색이 머문 공간에서 자연의 일부가 되기도 하고 이방인이 된 시간들을 색으로 은유했다.

-이번 전시에 선보일 작품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이 있다면.

△색이 머문 공간에서 사진을 매개로 감정들이 가감된 흔적들을 보여주고 싶다. 전시장에서 만날 사진들은 색의 3원색으로 병치시켜 구성했다. 어디선가 마주한 듯한 풍경, 익숙한 장소지만 전혀 다른 감각의 시선들이 혼재되었다. 레드(Red)가 많은 공간에서는 따뜻함과 차가움, 강함과 약함, 가깝고 먼 색들이 나에게 말을 걸어오기도 했다. 또 그린(Green)이 가득한 공간에 머물 때는 현재를 살아가는 시간과 자연과 어우러진 삶에서 새로운 설렘을 경험하기도 하였다. 색이 머무는 공간에 관심을 가지게 한 색이 블루(Blue)이다. 일몰 시간대에 만난 블루의 색감은 낮에는 경험하지 못한 색이었다. 색을 통해서 사유의 폭이 확장되어가면서 이번 전시를 준비하게 되었다. 원래 포항시립중앙아트홀 1층 전시실에서 23∼30일 전시가 예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이 심해져 국공립시설 운영이 중단 되어 연기해야할 상황이라 안타까운 마음이다.

-사진집은 이미 출간되었다고 들었다. 다른 평론가들이나 사진작가들은 어떻게 평가하나.

△사진집 ‘어떤 재현’은 사진전문잡지 월간 포토닷에서 기획한 닷북 ‘한국사진100’시리즈에 8번째 작가로 선정되어 출간했다. 닷북은 ‘한국 사진가들이 사진 시각에 대해 무엇을 어떻게 해석하고 있으며 그들은 세상을 어떻게 경험했고 또 기억을 어떻게 표현하는가에 관한 시선’으로 연속간행물을 발간하고 있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직간접적인 한국 사진가들의 시선을 관심을 가진 박이찬 편집자께서는 “김주영의 ‘어떤 재현’은 공간 색감이 공간의 느낌을 변형시키고 작가의 독백이 읽히기를 의도하고 있어 색감의 의미들을 찾는 것은 중요하다. 또 사람들에게 매력적인 표현은 기존의 빛의 인식과는 다르다는 점이다. 우리가 끊임없이 물어야 하는 것은 공간의 이야기와 어울러 공간에서 맴도는 빛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들이다. 분명한 것은 그러한 의미들이 공간의 본질이 무엇인가에 대한 주제들을 담고 있다는 사실이다. 결국 그녀는 자기 경험적 삶의 내러티브를 타인과 나누고자 한다”고 평가해주셨다.

-앞으로의 계획과 관람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 해를 마무리하는 연말에 사진전으로 관객과 소통하고 싶었다. 하지만 물리적 환경이 계획대로 진행할 수 없게 되었다. 요즘은 평범한 일상이 가장 특별하다고 생각한다. 코로나19 안전 안내 문자를 받을 때 마다 순간순간 놀란다. 자연스럽게 모든 일상들이 마비가 된 듯하다. 비대면 소통이 일상이 되어가고 있는 요즘에 예술의 의미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이번 작업을 하면서 사진이라는 매체를 통해서 많은 위안과 치유를 경험했다. 사람과 사람의 사이는 물리적으로 멀어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예술은 치유를 향한 소통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내 작업도 그런 역할이 되었으면 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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