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과학과 신근유 교수 연구팀
세포복제 수준 미니장기 만들어

‘오가노이드(organoid)’

줄기세포를 시험관에서 키워 사람의 장기 구조와 같은 조직을 구현한 것을 말한다. ‘미니 장기’나 ‘유사 장기’라고도 한다. 인체 장기의 구조와 기능을 재현할 수 있어 인공장기를 만들거나 신약 개발을 위한 차세대 기술로 꼽힌다. 만능은 아니다. 오가노이드는 장기의 성숙한 구조를 모사하지 못하고, 조직 내 주변 환경이 갖춰져 있지 않다는 근본적인 한계점이 존재한다. 인간 장기의 기능 수행을 위한 다양한 세포 및 조직 사이의 상호작용도 이뤄지지 않는다. 때문에 암을 비롯한 다양한 난치성 질병에 대한 정확한 모델링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 큰 문제점으로 꼽혔다. 오가노이드를 뛰어넘는, 장기 내 존재하는 모든 세포를 포함한 완벽한 인간조직을 구현할 수 있는 신개념이 국내 연구진을 통해 개발됐다. 포항공과대학교 신근유 생명과학과 교수 연구팀<사진>이 만들어낸 ‘어셈블로이드’가 바로 그것이다. 다양한 세포들의 재구성을 통해서 인간조직을 정확하게 모사하는 신개념 장기 모사체를 창조해냈다. 순수 국내 기술로만 연구 개발된 어셈블로이드는 차세대 난치성 질환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는,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던 혁신적인 기술이다. 어셈블로이드는 연구팀이 조직 줄기세포와 인간 장기 내에 존재하는 다양한 세포를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탄생했다. 만들어진 어셈블로이드는 단일세포 수준에서의 유전자 발현 양상이 성숙한 성체 장기와 동일했고, 장기 손상에 따른 조직 재생 반응에서도 생체 내 조직의 변화를 그대로 재현하고 있었다. 가상의 것이 아닌, 세포 복제 수준의 발견인 셈이다. 역사적인 과학의 발견은 과학기술 분야 최고의 권위지인 ‘네이처 (Nature)’ 16일자(현지 시간)를 통해 발표됐다.

연구를 주도한 신근유 교수는 “지금까지 인체 조직 및 병리·생리학적 특징을 정확하게 모사하는 인간조직 모사체는 없었다. 이번에 개발된 조립형 인공조직을 통해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뛰어넘는 미래형 신약 개발의 혁신 플랫폼이 구축됐다”면서 “이번 연구를 통해 다양한 난치성 질병 극복을 위한 환자 맞춤형 질환치료제 개발에 혁신을 가져올 새로운 신약개발 패러다임의 시대가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바름기자

    이바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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