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시간 단축 등 코로나19 여파로 일할 곳 찾기 ‘하늘의 별따기’
채용 공고도 거의 없어 ‘금턴’된 인턴자리… 알바 가뭄도 심해져
“집서 자기계발 하겠다”… 토익특강 등 학원가도 한산 ‘걱정 태산’

다음 주 겨울방학을 맞이하는 대학생들이 근심에 빠졌다. 2학기 종강을 앞두고 인턴이나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가 하면, 직무경험을 쌓기에도 코로나 감염이 두려워 선뜻 나서기가 어려워서다.

16일 대학가 등에 따르면 올해 2학기 학사일정이 18일로 마무리돼 다음 주부터 방학이 시작된다. 대구·경북에 소재한 대학들도 기말고사 일정이 다소 밀린 학교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21일부터 겨울방학에 들어간다.

학생들에게 방학은 학창시절에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지만, 올해는 환영받지 못하는 분위기다. 보통 대학생들은 두 달간의 방학 기간을 이용해 여행을 떠나거나 취업대비 각종 경험을 쌓는 기회로 활용한다. 그중에서도 단연 취업과 연계되는 인턴에 관심이 쏠리는데, 올해는 채용공고를 찾기 드물어 학생들 사이에서는 ‘금턴’으로 불린다. 코로나 사태로 실적이 악화한 기업들이 신규채용에 이어 인턴 채용을 생략하자 대학생들이 방학 기간 중 일할 수 있는 기회가 크게 줄었다.

포항의 한 4년제 대학에 재학 중인 이모(23·여)씨는 “코로나 여파로 여행은 어려울 것 같아 한달 전부터 직무경험을 쌓을만한 일을 알아봤지만 채용공고 자체가 뜨지 않는다”며 “아무 계획 없이 외출도 못 한 채 집에서 눈치만 보고 있으려니 너무 고통스럽다”고 했다.

올겨울 아르바이트 자리까지 줄어 대학생들의 고민은 커졌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운영하는 아르바이트 플랫폼 알바콜이 최근 대학생 회원 679명을 대상으로 겨울 아르바이트 구직 체감도를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97.2%가 ‘어렵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한파로 채용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알바 가뭄이 심해졌단 분석이 나온다.

포항에서는 카페나 식당 등이 예년처럼 손님을 받지 못하면서 학생들이 할만한 일자리가 줄었다. 이미 아르바이트를 해오던 학생들도 코로나 재유행과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에 일자리를 잃고 있는 상황이다. 대구에서 대학생활 중인 김모(26) 씨는 “지난 보름간 알바를 알아봤지만 아직 구하지 못했다”면서 “올 여름방학 때 계획했던 해외봉사 계획이 무산되면서 겨울을 기약했는데 이마저도 어려워졌다. 공모전에 나가거나 인터넷 강의를 들으면서 최대한 집에서 자기계발 방법을 찾는 중”이라고 했다.

졸업을 앞둔 대학생 박모(26·포항시 북구) 씨는 “올해 취업문이 너무 좁아 결국 졸업유예를 신청했는데 인턴 채용도 잘 뜨지 않고, 내년 상반기 채용까지 알바로 버텨야 할 처지”라며 “부모님께 손 벌리고 싶지 않아 용돈이라도 벌 계획이었지만 여기저기 전화를 돌려봐도 매일 허탕만 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 할 게 없어 그냥 쉬고 있는 청년들은 늘고만 있다. 지난 16일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고용 동향에 따르면 아무 구직 활동을 하지 않은 채 “그냥 쉬었다”는 ‘쉬었음’ 인구가 235만3천명으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3년 이후 11월 기준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령별로는 청년층(15∼29세)에서 가장 큰 폭(9만5천 명, 27.1%)으로 늘었다.

학원가도 올 겨울방학 풍경이 낯설긴 마찬가지다. 흔히 방학시즌에 학원들은 토익시험을 대비하거나 컴퓨터 자격증 등을 따려는 학생들로 북적인다. 올해는 연말을 앞두고 코로나19가 재유행하면서 포항에서는 어학원을 중심으로 수강생이 크게 줄었다.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연일 쏟아지는 데다 수도권의 거리두기 2.5단계 조치에 이어 3단계 격상 가능성까지 제기되자 지역 소재 학원들은 언제 문을 닫아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 하루하루가 불안하기만 하다.

포항시 북구의 A어학원 관계자는 17일 전화상담을 통해 “12월은 토익특강 신청과 함께 새해를 앞두고 영어공부를 결심한 학생들이 가장 많이 등록하는 기간이지만 올해는 전화 문의조차 5건이 안 된다”며 “대형 프랜차이즈 어학원들이 대거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하면서 지역 학원들은 더 열악한 처지에 놓였다”고 전했다.

/김민정기자 mj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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