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인 애

사월이 되면

어김없이 편지가 옵니다

분홍빛 고운 봉투

그분이 보낸 편지입니다

가슴이 설렙니다

절절한 고백

연둣빛 향기 빼곡합니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붉디붉은 종소리가 들립니다

짙붉은 피의 향기

내 여린 영혼을 적십니다

그분이 보낸 사월의 편지에는

고통과 환희가 소복합니다

읽고 또 읽고 보고 또 봅니다

나를 향한 고요한 목소리

영혼 깊숙이 스며듭니다

나는 아직

그분께 답장을 보내지 못했습니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기다려 주십시오

기도할 뿐입니다

분홍빛 고운 봉투 속에 들어 있는 연둣빛 사월의 편지는 누가 보낸 것일까. 시인은 그가 신앙하고 있는 절대자가 보낸 고난의 핏빛 편지라고 고백하고 있다. 엄청난 수난을 감내하고 인류를 위해 끝내 죽임을 당하고 부활한 그분이 보낸 핏빛 편지다. 그래서 시인은 그 편지 속에는 고통과 환희가 소복하고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