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아파트값 역대 최대 상승폭
대구도 수성구 중심 집값 핑퐁

지난주 전국 아파트값이 통계를 작성한 지 8년 7개월 만에 역대 최대폭으로 상승하면서 대구 수성구 역시 상승폭이 증가했다.

특히,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잇따라 발표됨에 따라 대구는 수성구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 이른바 풍선효과까지 나타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10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에 따르면 지난주(0.23%) 대비 0.04% 포인트 오른 0.27%로 집계됐다.

이는 2012년 5월 통계 작성 이래 8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로서 3주 전 0.25% 상승해 8년 6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한 뒤 불과 3주 만에 다시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전문가들은 임대차 2법 시행 후 서울·수도권의 전세 품귀 현상으로 전셋값이 뛰자 전세 수요 일부가 중저가 주택 매수로 돌아서면서 집값이 오른 것으로 보고 있다.

지방 아파트값은 0.35% 올라 통계 작성 이후 최고로 상승했다. 인천을 제외한 5대 광역시 아파트값도 지난주 0.44% 오른 데 이어 이번 주 0.5% 상승했다. 울산(1.15%), 대구(0.62%), 부산(0.58%) 등도 올랐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개발 기대감이나 교통여건 개선 여지가 있는 지역, 상대적으로 중저가 주택이 있는 지역에서 매매가가 상승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 대구 수성구는 ‘대구의 강남’으로 불릴 정도로 학군과 교통 등 뛰어난 주거 여건으로 아파트 분양 시장이 수시로 과열 양상을 보여왔다.

이 때문에 정부는 지난 2017년 9월 수성구를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해 분양권 전매제한,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 등 규제를 발표했다.

이에 수성구 지역 아파트 분양권 거래가 급감하고 일부 단지는 프리미엄이 상당히 떨어지는 등 찬 바람이 불었다.

반면에 분양권 전매가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비 수성구 지역은 조금씩 아파트 청약열기가 뜨거워졌다.

비 수성구 지역도 지난 11월 정부 규제로 민간택지 분양권 전매가 6개월간 제한되면서 다소 영향을 받았지만, 지난 2017년(54.5대 1)과 지난 2018년(43.5대 1) 등 높은 대구지역 아파트 청약경쟁률을 주도적으로 이끌었다.

올해 들어서 지난 7∼8월에는 달서구, 동구, 북구, 중구 등을 중심으로 아파트 1만6천254가구가 분양 시장에 쏟아졌다.

그러나 지난 9월 중순 지방광역시 민영 아파트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을 6개월에서 소유권 이전 등기 때까지로 늘리는 내용의 주택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되면서 상황이 역전됐다.

비수성구도 분양권 전매가 전면 제한되면서 같은 조건이 된 수성구가 상대적으로 반사 이익을 누리게 됐다.

수성구는 올해 들어 지난 9월 중순까지 대구 전체에서 신규 분양된 38개 아파트 단지(약 2만5천가구) 중 2개 단지(약 1천가구)를 분양하는 데 그칠 정도로 찬 바람이 불었다.

이로 인해 주택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 의결 직후 수성구에서 2천 가구가 넘는 아파트가 신규 분양하면서 이번에는 비수성구 지역 분양시장이 급랭하는 분위기로 전환되는 등 번갈아가며 풍선효과를 드러냈다.

이후 2개월 뒤인 지난달 19일 수성구가 조정대상지역으로 추가 지정되면서 수성구 진입이 어려워지자 동구, 중구는 물론이고 수성구 인접지역인 경북 경산시 등 인근 지역 아파트 분양 시장에 사람들이 몰렸다.

지역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이 발표될 때마다 수성구와 그 외 지역 부동산 경기가 풍선효과와 역 풍선효과를 보이며 엎치락뒤치락하는 양상”이라며 “대구지역 주택 시장이 안정돼 장기적인 예측이 가능해 질 수 있는 정부 정책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영태기자

    김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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