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도내 25곳… 대책 절실
포항·경주·안동 각 4곳 최다
20년↑ 방치 11곳·D등급 3곳
토사유출·쓰레기장 등 변모

경북 도내 곳곳에서 공사가 중단된 채 장기간 방치되고 있는 아파트, 여관 등 건축물이 주변 경관을 해치고 도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10일 경북도와 시·군에 따르면 도내 13개 시·군에서 25곳의 건물이 공사 중단된 뒤 기약 없이 방치되고 있다.

시·군별로 보면 포항과 경주, 안동이 각 4곳으로 가장 많고, 김천 3곳, 칠곡 2곳, 구미·영주·영천·경산·의성·영덕·봉화·울진 각 1곳이다.

이중 10년 이상 방치되고 있는 건축물은 23곳이고, 20년 이상 짓다만 건축물은 11곳이나 된다.

포항 흥해읍 대련리 건물과 안동 남선면 이천리 공동주택, 의성 봉양면 화전리 공동주택은 긴급 보수·보강이 요구되는 안전등급 D등급을 받고도 여전히 방치되고 있다.

장기간 방치되고 있는 곳엔 토사 유출로 산사태가 난 곳도 있고, 청소년들의 탈선 장소로도 이용된 적도 있고, 인근 주민들이 버린 쓰레기로 뒤덮인 곳도 있다.

314가구를 짓는 포항 북구 용흥동 K아파트는 2012년 6월부터 12월 현재까지 공사가 중단되고 있다.

1997년 사업승인을 받았지만 부도로 인해 사업자가 수차례 바뀌었다. 공정률은 40%에 이른다.

남구 오천읍 문덕리 H타운도 마찬가지다.

1999년 10월 공정률 50% 상태에서 공사가 멈췄다.

H타운은 1994년 15층 규모 114가구 건립을 승인받았다.

인근 주민들은 “악취에 시달리지만 밤에는 인적이 끊겨 지나다니기가 불안하다”며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구미 공단동 준공업지역에는 30년 가까이 오피스텔 건축공사가 중단된 채 방치되고 있다.

건축주인 A사가 부도가 나면서 착공 1년 만인 1992년 공사를 중단했다.

이 건물은 대지 3천644.85㎡에 지하 5층, 지상 13층 규모의 오피스텔로 건립될 예정이었다.

당시 공사는 지상 2층 바닥콘크리트 타설과 7층까지 골조 조립이 완료된 상태였다. 하지만, 오랜 기간 건물이 방치되면서 2014년 9월 철골은 모두 철거가 됐다.

이 건물이 30여 년 가까이 방치 된 것은 얽히고설킨 채권 문제 때문이다.

건물이 오피스텔이다 보니 분양자 78명이 토지매매금지 가처분(43여 억원) 신청을 냈고, 공사를 맡은 시공사 역시 지상물에 대한 가처분(40여 억원)신청을 냈다.

여기에 시중 은행과 관공서 등에서도 건축주가 빌린 원금과 이자, 세금 등에 대해 근저당권 설정과 압류 등을 하면서 총 150억원 가량의 채권이 발생했다.

이러한 이유로 그동안 경매에 넘어가더라도 유찰되거나, 경매가 취소되는 경우가 반복되면서 현재까지 방치가 되고 있다.

봉화군 소천면 현동리에는 짓다만 봉화관광호텔이 18년 6개월째 방치되고 있다.

백 모씨는 1998년 8월 지하 1층, 지상 10층 연면적 7천869㎡ 규모의 봉화관광호텔 건립에 들어갔다.

공사는 착공된지 4년 가량 만에 중단됐다. 공정률 80% 상태였다.

자금난으로 부도가 난뒤 여러 차례 주인이 바뀌었다.

도민들은 “짓다만 건축물이 오랫동안 흉물스럽게 방치돼 육안으로 보기도 좋지 않다”며 “아이들이 놀다가 사고를 당할 수 있어 걱정이 많다. 하루 빨리 문제가 해결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군 관계자들은 “방치되고 있는 건축물은 사유재산이며, 복잡한 소유권 분쟁 중에 있어 개입하기 곤란하다”며 “정비를 위해서는 해당 건물을 매입해야 하지만 코로나19 시대 재원 확보가 쉽지 않다”고 했다.

/김규동기자 kd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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