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감점이 당락 좌우
반영비율 꼼꼼히 따져야
등급간 점수 차
1점 이하가 대부분
등급별 환산점수와
대학별전형총점 비율
계산법 달라 ‘주의’

올해 수능시험 종료 후 한국사 영역의 ‘쉬운’ 문제 난이도에 대한 논란이 재점화하면서 대학별 반영 방식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사 영역은 2017학년도 수능부터 필수과목 지정에 따라 절대평가로 전환됐다. 수험생들의 학습 부담을 최소화하겠단 취지로 시행됐지만, 한국사 영역의 1등급 비율이 △2017학년도 21.77% △2018학년도 12.84% △2019학년도 36.52% △2020학년도 20.32%에 달하자 수험생들 사이에서 불만이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절대평가로 전환된 이후로 난이도가 급격히 떨어졌다는 지적이다.

지난 3일 2021학년도 수능을 치른 수험생들도 “한국사 영역에서 사실상 공부를 하지 않아도 맞출 수 있을 정도로 쉬운 문제가 출제됐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또다시 난이도 관련 설왕설래가 벌어졌다. 교사들은 “수능 필수과목으로 지정된 이후로 난이도 하락이 계속됐다”며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다.

입시업계에 따르면 각 대학들은 한국사 등급에 따라 수험생에게 가점을 부여하거나 감점을 하는데, 등급 간 점수 차가 1점 이하인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마저도 1등급부터 3∼4등급까지는 동일한 점수가 적용된다. 한국사 등급에 따라 가점이나 감점을 부여하는 대학들은 모집요강에 해당 점수가 제시되어 있기 때문에 그대로 계산하면 된다. 서울대의 경우 총점에서 한국사 4등급은 0.4점, 5등급은 0.8점을 감점한다.

모든 대학이 동일한 방식으로 한국사를 반영하지는 않는다. 가점이나 감점이 아닌 일정 비율을 적용하는 대학도 있다. 대표적으로 건국대, 경희대, 동국대는 한국사 영역 등급에 따라 환산점수 200점을 기준 점수로 제시하고 5%의 반영비율을 적용한다. 단순히 모집요강에 제시된 등급별 환산점수만 따져보고 섣불리 지원에 불리하다고 판단해선 안 된다. 200점을 기준으로 환산한 점수와 대학별 전형 총점 중 5%의 비율로 계산했을 때의 점수가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건국대의 한국사 등급별 환산점수는 1∼4등급이 200점, 5등급이 196점이다. 하지만 건국대 수능 총점인 1천점을 기준으로 하면 한국사는 5%인 50점 만점으로 계산된다. 따라서 1∼4등급의 실제 적용 점수는 50점, 5등급은 49점으로 총점 1천점 중에 1점밖에 차이가 나지 않게 된다. 경희대 역시 실제 적용되는 등급 간 점수 차이는 총점 800점 중에 1점 정도다.

동국대는 등급마다 점수를 달리해 2등급부터는 1등급에 비해 낮은 점수를 부여하는데, 200점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등급 간 점수 차가 1점, 2점, 7점 순으로 벌어지지만 수능 총점인 1천점을 적용하면 실제 점수차는 0.25점, 0.75점, 1.75점이다.

이처럼 모든 대학에서 한국사의 등급별 점수 차가 작은 것은 아니다. 앞서 동국대만 하더라도 5등급 이하부터는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진다. 인하대 또한 1천점을 기준으로 한국사를 5% 반영하는데, 한국사에 적용되는 50점 중 인문계열은 1∼4등급에 50점 만점을, 5∼6등급에는 45점을 부여한다. 5등급을 받았다면 수능 총점에서 5점이 차이 나기 때문에 합격 여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자연계열은 6등급부터 지원에 불리하다.

아주대의 경우 5등급 이하부터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진다. 4등급까지는 감점이 없지만 5등급은 -5점, 6등급은 -10점을 수능 총점에 반영한다. 동국대, 인하대와 더불어 감점 폭이 큰 편에 속한다.

송원학원 차상로 진학실장은 “겉으로 보기엔 등급에 따른 점수 차가 크지 않더라도, 추후 최종 합격자를 결정할 때 작은 감점이 당락을 좌우할 수도 있다”면서 “진학하고자 하는 대학의 한국사 반영비율과 적용 방법 등을 잘 확인해 지원에 유리한지부터 확인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민정기자 mj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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