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가맨·찐 무명 구분 1차 오디션
추억 여행·신인 발굴 짜릿함 선사
이름 아닌 ‘번호’로 불리는 방식도
참가자 대한 궁금증 불러일으켜

JTBC 예능 프로그램 ‘싱어게인’. /JTBC 제공
JTBC 음악 예능 ‘싱어게인’이 뚜렷한 시청률 상승세를 보이면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7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싱어게인’의 시청률은 지난달 16일 1회 3.2%(이하 비지상파 유료가구)로 시작한 이후 2회 5.4%, 3회 7.1%로 방송 3주 차 만에 두 배 이상 올라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시청률뿐만이 아니다. 방송마다 출연자들의 참가번호와 이름 등이 실시간 인기 검색어 순위를 장악하고, 유튜브 등 SNS상에서도 무대 영상이 폭발적인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MBC TV ‘복면가왕’, KBS 2TV ‘불후의 명곡’, MBN의 ‘로또싱어’ 등 다양한 음악 서바이벌 예능 속에서도 ‘싱어게인’이 빛을 발하는 이유는 기존 프로그램들의 장점만을 골라 담은 종합선물 세트 같은 구성에 있다.

슈가맨 조, 오디션 최강자 조, 재야의 고수 조, 찐 무명 조, 홀로서기 조, OST 조 등 6개로 나뉜 조의 각기 다른 특성들이 가장 큰 매력이다. 슈가맨 조와 OST 조 등에서는 시청자들을 과거의 추억에 젖어들게 만들고, 오디션 최강자 조와 홀로서기 조 등에서는 궁금했던 이들의 근황을 만나볼 수 있다.

재야의 고수 조, 찐 무명 조에서는 마치 새로운 신인을 발굴한 것처럼 신선함과 짜릿함을 준다.

새로운 신인의 발굴을 주도했던 엠넷의 ‘슈퍼스타 K’ 시리즈나 SBS TV ‘K팝스타’ 등에서 볼 수 있었던 재미와 더불어 JTBC ‘슈가맨’, MBC TV ‘불후의 명곡’, ‘복면가왕’ 등에서 느낄 수 있었던 과거의 재조명을 통한 재미도 제공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김창완과 꾸러기들’의 멤버였던 윤설하부터 일기예보, 러브홀릭, 유미, 2010년대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인기를 얻었던 손예림과 이미쉘,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던 이무진, 밴드 알라리깡숑의 이승윤 등 참가자의 폭이 넓어 자연스레 아우를 수 있는 시청자의 폭도 넓어졌다.

‘싱어게인’의 또 다른 성공 요소는 번호제의 도입에 있다. 무대에 오르는 모든 참가자는 본인의 이름이 아닌 번호로 불린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자극한다. 방송이 끝난 뒤에도 주요 포털 사이트 등에서 참가자들이 회자하면서 홍보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이름을 감추면 아이러니하게 시청자분들이 출연자가 누군지 더 궁금해하고 찾아보면서 가수들이 유명해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번호제 도입의 취지를 밝혔던 ‘싱어게인’의 윤현준 책임프로듀서(CP)의 의도가 적중한 셈이다.

마지막으로 ‘싱어게인’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최근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운 ‘착한 예능’ 이라는 점이다. 1회당 약 1시간45분 정도로 구성돼 꽤 긴 시간 동안 이어지만 서바이벌 프로그램 특유의 자극성은 찾아보기 어렵다.

우선 합격과 탈락 외에 중간지대인 ‘보류’를 만들어내 시청자들에게 안도감을 준다. 8명의 심사위원 중 6명 이상에게 ‘어게인’을 받으면 합격, 3명 이하에게 ‘어게인’을 받으면 탈락이지만, 3~4개의 ‘어게인’을 받은 출연자는 보류가 된다. 또 앨범을 발매해 본 경험이 있는 기존 가수들이 참여하는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실수가 잦지 않아 시청자들이 마음을 졸이지 않아도 괜찮은 프로그램이다.

이승기의 진행과 이선희, 유희열, 김종진, 김이나, 규현, 이해리, 선미, 송민호등 심사위원 8명의 평가 또한 예리하면서도 따뜻한 느낌을 준다는 점도 ‘착한 예능’이 되는 데 큰 몫을 한다.

다만 지난 방송에서 1차 경연이 끝나면서 본격적인 전환점에 접어든 ‘싱어게인’은 앞으로 팀별 대항전 등을 통해 경쟁 요소가 본격화될 예정이다.

현재의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착한 예능’이라는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주기 위해서는 출연자들의 무대가 계속해서 신선함을 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지금까지 뛰어난 실력에도 불구하고 빛을 발하지 못했던 사람들이 나와 신선함을 줬다면, 2차 미션에서도 또 다른 내공, 새로운 매력을 보여준다면 시청자들이 더 열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