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면접 수험생들 전전긍긍
코로나 확진·격리되면 불이익
살얼음 상황서 개인방역 ‘사활’
지역사회 확산 불안 극에 달해

수능 시험이 끝나자마자 대학별 수시전형 논술·면접고사가 줄줄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6일 0시 기준 631명을 기록했다. 최근 5일째 매일 500명 이상의 확진자가 쏟아지면서 논술이나 면접 전형이 남아 있는 수험생들은 입시 막바지에 혹여나 코로나 감염으로 응시 기회를 놓칠까 전전긍긍하고, 지역사회는 수험생과 학부모 이동에 따른 코로나 확산을 우려하고 있다.

입시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2021학년도 수능이 끝나자마자 4일부터 대학별 수시전형 논술·면접고사와 정시전형이 잇달아 진행되고 있다. 지난 9월부터 시작된 2021학년도 대입 전형에서 전국 4년제 대학의 72%는 이미 완료됐고, 나머지 28%에 해당하는 60만3천건의 대면평가가 남아있다. 오는 13일까지 특히 주말에 평가일정이 집중돼 있다. 대학 대부분이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수시전형을 수능 이후로 연기하면서 대학별 고사일정이 예년과는 달리 숨 가쁘게 이어지는 분위기다.

교육 당국은 수능 직후 주말인 지난 5∼6일 서울 10여개 대학 등에서 실시한 대학별 고사에 수험생 20만7천명이 응시한 것으로 추산했다. 이번 주에도 연세대(7∼8일), 이화여대·한국외대·중앙대(12∼13일) 등의 논술고사가 예정돼 있어 이 기간동안 약 19만2천명이 대학별 고사를 치르기 위해 이동할 전망이다. 오는 23일부터는 수능 성적이 발표되면서 정시모집 전형도 시작된다.

모든 수험생에게 응시 기회를 준 수능과는 달리 대학별 고사는 비대면 형식이 아니라면 확진자 수험생은 응시할 수 없다. 상당수 대학이 논술과 면접에서 코로나 확진자의 응시를 제한하고 있어 수험생들은 입시 준비보다 ‘개인 방역’에 사활을 걸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자가격리자는 별도의 장소에서 시험을 볼 수 있지만, 이마저도 대학이나 전형 유형에 따라 제한이 따른다. 수능을 잘 본 수험생들은 논술·면접으로 합격을 굳힐 기회를 놓칠 수 있으며, 대학별 고사로 수능 점수를 만회해야 하는 수험생 역시 코로나 확진 또는 자가격리로 인해 불이익을 당할 수 있는 상황이다.

지난 5일 서울의 한 대학에서 논술시험을 치르고 왔다는 박모(18·대구 달서구)군은 “부모님과 함께 개인차량으로 이동했는데 예상보다 이날 시험을 보러 온 애들이 많아 시험장에서도 마스크를 절대 벗지 않고 끝나자마자 곧바로 대구로 내려왔다”면서 “코로나 영향으로 올해 유난히 힘든 수험생활을 보냈지만 최종합격이 발표되기 전까진 절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 가족들도 함께 고생하는 중”이라고 했다.

앞서 교육부는 전국 8개 권역별로 총 22개의 별도 고사장과 348개 별도 시험실을 마련해 지난 10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다만, 대학이나 시험 유형에 따라 운영이 제한될 수 있어 격리 수험생은 불가피하게 피해를 볼 수 있다. 대학들은 감염병 확산 우려와 형평성 논란,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학별 평가 과정에서 코로나 추가 전파가 일어나면 이에 대한 책임 소재 논란이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확진자 수험생들은 현실적으로 대학별 고사를 치를 방법이 없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최근 이와 관련해 “병원이나 생활치료센터를 떠날 수 없어 대학이나 별도 고사장에서 시험을 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가 언제 종식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향후 반복될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수험생 응시 기회 보장을 위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민정기자 mj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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