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난이도 작년과 비슷 ‘평이’
교과평가원 “모평 고려해 출제”
수학 가형 다소 어렵다 평가도
정답 14일 발표,성적표 23일에
결시율 13%대 기록 ‘역대 최고’

‘많고 많은 사람 중에 그대 한 사람’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나태주 시인의 시 ‘들길을 걸으며’에서 인용한 필적확인 문구와 함께 3일 치러졌다. 이날 사상 초유의 ‘코로나 수능’을 맞닥뜨린 수험생들은 시 한 구절이 전하는 위로에 올해 유난히 힘겨웠던 수험생활을 회상하며 무사히 시험을 마쳤다. <관련기사 4면>

올해 수능 응시자는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역대 최저를 경신했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021학년도 수능 1교시 지원자 49만992명 중 42만6천344명이 응시했다고 3일 밝혔다. 총 6만4천648명이 시험을 보지 않아 결시율은 13%대로 올라서며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평가원은 그동안 1교시와 3교시, 두 차례 응시자와 결시율을 공개했으나 이번 수능에는 1교시 한 번만 발표했다.

수능 난이도는 전반적으로 지난해와 비슷해 평이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지난 6월과 9월에 시행된 모의평가를 통해 파악한 수험생들의 학력 수준과 학습 향상정도를 고려해 문제를 출제했다”며 “초고난도 문항 출제는 피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사태를 출제 경향에 반영했느냐는 질문에는 “출제 계획을 세우는 단계에서부터 학생들이 특별히 어렵다는 인상을 받지 않도록 하는 데 최대한 주의를 기울였다”며 “예년의 변별도 정도를 유지하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1교시 국어영역은 2020학년도 수능이나 올해 6월·9월 모의평가보다 쉬웠던 것으로 교사들은 평가했다. 입시업체들도 교사들의 의견에 동의하는 한편 채권 관련 법률지문에 딸린 28∼29번과 문학 부문의 40번을 까다로운 문항으로 꼽았지만, 눈길을 끌만한 초고난도 문항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2∼3개 문제가 수험생들에게 비교적 새로운 접근을 요구하긴 했지만, 기존의 틀을 깨는 방식이 필요한 유형은 보이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1등급 컷은 92∼93점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국어영역 1등급 컷은 91점이었다.

2교시 수학영역의 경우 지난해보다 가형은 다소 어렵게 출제되고, 나형은 난이도가 비슷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자연계열 수험생이 많이 보는 수학 가형에서는 등차수열의 개념을 복합적으로 묻는 16번, 수열의 개념을 활용해 수열의 합을 구하는 21번, 중복 조합을 활용해 경우의 수를 구하는 29번이 고난도 문제로 꼽혔다. 함수 그래프의 개형과 합성함수의 미분을 활용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묻는 30번도 ‘킬러문항’으로 평가 받았다.

반면 인문사회계열 수험생이 주로 선택하는 수학 나형은 작년과 비슷한 난이도로 출제됐다. 수험생들이 까다롭다고 느끼는 빈칸 추론 문제가 나오지 않았고, 새롭게 출제 범위로 포함된 삼각함수 문제도 6월·9월 모의평가를 통해 대비할 수 있는 수준이었던 것으로 평가됐다.

입시업계는 “교육과정 변경에 따라 올해 수학 시험범위가 바뀌면서 전년도와 단순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면서도 수학 가형은 92점, 나형은 88점을 1등급 컷으로 추측했다. 교사들은 “인문계열 상위권 대학과 자연계열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은 수학 성적에 따라 입시 결과가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3교시 영어영역의 전체적인 문제 구성은 6월·9월 모의평가 때와 유사했다는 분석이다. 입시 전문가들도 작년 수능과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됐다면서 “새로운 문제 유형은 없었지만 수험생들을 헷갈리게 하는 선택지가 변별력을 높였다”고 평가했다. 영어영역은 2018학년도 수능부터 절대평가로 바뀐 상태다. 90점 이상은 1등급, 80점 이상∼90점 미만은 2등급, 70점 이상∼80점 미만은 3등급 등 점수대별로 등급이 매겨진다.

올해 수능의 최종정답은 오는 14일 오후 5시에 확정 발표된다. 성적통지표는 12월 23일 배부된다.

/김민정기자 mjkim@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