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풍광이 빼어나고 참외라는 유명한 특산물을 가진 성주군이 귀농·귀촌에 적합한 지역으로 각광받고 있다.

수구초심(首丘初心)이란 말이 있다. 짐승도 마지막 순간엔 고향으로 고개를 돌린다는데 사람은 오죽할까.

산업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전에 태어난 1970년대 이전 한국인들 대부분의 고향은 농촌, 혹은 어촌이었다.

21세기에 들어서면서 귀농·귀촌의 바람이 전국 각지에서 불고 있다. 이제는 거기에 청년들까지 가세하는 형국.

하지만, 향수와 낭만적 감성만으론 농촌에서의 행복한 삶이 가능할 수 없다.

성주군은 귀농을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체계적인 지원과 효율적인 교육을 제공함으로써 도농복합도시로서의 힘을 키워가고 있다. 그 실질적 사례를 찾아가 성공 귀농을 이룬 이들을 만나봤다.

 

성주군, 안정된 생활 지원·효율적 교육
빼어난 자연 풍광과 비닐하우스 들판
대도시 인접·특화 품목 ‘참외’ 재배 등
젊은층·중년까지 맞춤형 상담 등 지원
도농복합도시로 제2의 고향으로 주목

▲‘최고의 귀농·귀촌지 성주군’ 만들기 위해 노력

성주군은 대구와 구미, 김천 등의 도시와 인접했고, ‘성주 제1경’으로 칭해지는 가야산 만물상부터 현대화가 만든 새로운 풍광 ‘제8경 비닐하우스 들판’까지 빼어난 경치가 일품인 도농복합도시다.

여기에 전국적으로 이름이 높은 ‘참외’라는 특산물까지 가지고 있어, 귀농귀촌인이 정착하기에 적합한 조건을 두루 갖춘 지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21세기에 들어서며 농촌이 가진 향수와 매력에 적지 않은 사람들이 귀농을 꿈꾸고 있지만, 그 꿈을 현실에서 실현시키는 경우는 아직 드물다.

귀농에 대한 동경이야 누구나 가질만하지만, 이제까지 살아온 삶의 패턴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두려움이 사람들을 망설이게 만든다. 이는 결코 가벼운 문제가 아니다.

귀농 지역의 선택도 쉽지 않지만, 귀농할 경우 자신이 키울 작목의 선정은 그보다 더 어려운 문제다.

하지만, “성주군으로의 귀농은 경우가 다르다”고 성주군청은 자부한다. “대도시와의 접근성이 좋아 도시와 농촌의 장점을 합친 생활이 가능하고, 성주참외라는 빼어난 특화 품목이 있기 때문”이라는 게 군청의 이어지는 부연.
 

성주군 제작 귀농·귀촌 관련 홍보물.
성주군 제작 귀농·귀촌 관련 홍보물.

성주군으로 귀농한 이들 사이에선 “고품질 성주참외만 생산하면 판로는 걱정 없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돌고 있다. 이는 과장이 아니다. 성주참외는 성공 귀농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성주군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말한다. “성주참외의 높은 인기와 원활한 판매 유통망은 물론이거니와 대구, 구미, 김천 등이 자동차로 30분 거리 안에 인접해 있어 교통·교육·의료 환경도 여타 대도시에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고.

사회·복지 서비스를 유지하면서 뛰어난 자연 환경까지 갖춘 성주군은 맑은 공기와 관광객들을 매혹하는 풍광의 청정지역 귀농·귀촌 적합지로 호평 받고 있다.

“최근엔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조용한 농촌으로의 귀농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져 전입 인구가 대폭 증가했다”는 게 성주군청의 설명이다.

군은 이에 발맞춰 2021년 전입을 희망하는 귀농·귀촌인에게 이사 비용과 주거 임대료 지원을 위한 예산을 편성했고, 이를 반영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성주군이 진행하는 귀농인 현장 실습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
성주군이 진행하는 귀농인 현장 실습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

▲성공적인 귀농인들은 도시에서의 생활 안 부러워

지난 2016년 성주군 성주읍에 귀농해 정착한 손병철(47)씨는 이제 하우스 12동에서 참외를 키워 연수입 1억6천만원을 벌어들이고 있다.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성주참외 전문 농부’가 된 것이다.

도시에서 건설업을 하다가 참외 재배를 하던 여동생 가족의 투병생활을 목도하며, 새로운 인생 설계와 함께 동생의 권유로 귀농을 결심했다는 손씨.

그는 “여동생 가족과 함께 살아갈 방법을 궁리한 끝에 귀농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물론 이러한 결정을 받아들여준 아내와 세 아이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죠. 남편이자 아버지라면 어디서 무엇을 하건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라 믿어준 가족 덕분에 망설임 없이 귀농할 수 있었습니다. 고마운 일이지요”라며 웃었다.

손씨는 농사짓는 면적을 작게 하는 대신 관리를 세밀하게 하고 있다고 말한다. 참외 농사를 지으면서부터는 도시에서와 달리 가족들과 함께 있는 시간도 길어져 행복감도 커졌다고 한다.

그는 귀농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이런 조언을 들려준다.

“처음부터 욕심내지 않고 작게 시작해 성실하게 재배 면적을 늘려간다면 도시에서보다 더 큰 만족감과 수익을 얻어낼 수 있을 것이고, 스트레스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이와 관련 성주군 농업기술센터는 “성주참외에 대한 다양한 지원과 귀농 교육 프로그램을 더욱 확대·발전시킬 것”이라며, “초기 강의와 교육 자료를 반복 학습해 귀농 선배들에게 잘 배우고, 스스로 적응하려는 마음가짐을 가진다면 누구나 성공적인 귀농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성주군 귀농·귀촌정보센터.
성주군 귀농·귀촌정보센터.

▲서른한 살, 젊은 귀농인의 ‘성주 정착기’ 주목 받아

표고버섯을 재배해 연 7천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이주한(31) 씨는 세칭 ‘젊은 귀농인’이다.

그는 경북대 농학 석사 학위를 취득한 후 농업법인에서 2년간 실무 경험을 거쳤고, 평소 꿈꾸던 농업창업을 위해 친척의 권유로 성주군 농업기술센터를 방문하게 됐다. 거기서 귀농창업 관련 자료를 보며 귀농 교육 중점사항까지 알게 됐고, 땅만 구해진다면 성주로 귀농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고향이 아닌 곳에서 출발해야 했던 이씨에게 ‘도시 근교 농업 가능지역’ 성주군은 매력적인 곳이었다. 젊은 청년농업인이 정착할만한 최적지였던 것.

그의 현재 귀농 2년차. “전공과 다르지만 내가 좋아하는 작목과 기후 환경, 작물 재배·수확·포장 등 다양한 경험을 해볼 수 있었기에 향후 유망한 작물인 표고버섯을 키우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이씨는 “실현 가능할지 모르는 계획일지라도 농업에 대한 자신의 목표와 1년차, 3년차, 5년차, 10년차까지의 방향성과 가치관을 확고하게 세운다면 미래는 밝을 것”이라며, “구체적이고 수치화된 사업계획서를 작성해 꾸준히 실행하며 이를 발전적으로 수정해 나간다면 가족은 물론 이웃 주민들의 신뢰도 얻어낼 수 있을 게 분명하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사실 도시에 비해 농촌은 대부분의 것들이 주민들 사이에서 공유되는 특징이 있다.

이 때문에 일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다보면 언젠가는 인정을 받게 된다. 이를 젊은 귀농인 이주한 씨의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성주군으로 귀농을 희망하는 이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성주군으로 귀농을 희망하는 이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귀농인이 필요로 하는 전 과정 효율적으로 지원

성주군 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매년 성주로 귀농하는 사람들은 170여 명에 이른다. 이들 중 70%는 성주참외 재배를 희망한다고 한다. “전국적으로 알려진 성주참외가 귀농 성공의 가능성을 높여주기 때문”이라고.

성주군은 귀농인을 위한 다양한 지원과 교육을 통해 성공적인 ‘성주 정착’을 조력하고 있다.

성주군으로의 귀농을 결심했다면 가장 먼저 성주군 농업기술센터와 귀농·귀촌정보센터를 방문해 전문가들의 상담을 받아보는 게 좋다. 이곳에서는 귀농 관심 단계에서부터 정착에까지 필요한 맞춤식 조언과 정보를 구할 수 있다. 귀농 희망자들의 여건과 적성, 기술 수준, 자본 능력까지 고려해 적합한 작목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는 것.

올해 초 구축된 귀농·귀촌정보센터엔 방문과 전화 상담이 매일 10건 이상이다. 이는 예년에 비해 170% 가량 증가한 수치. “코로나 19 사태 등이 사람들의 귀농 욕망을 키우고 있다”는 게 센터의 진단이다.

전문가들의 귀농 상담을 받았다면, 다음은 영농기술 습득을 위한 온·오프라인 교육과 자신이 기르고자 하는 작물에 맞는 정착지를 물색해야 한다. 이후엔 농지와 주택 구입, 영농계획 수립 등이 이어질 터. 성주군은 이 전 과정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각오다.

또한 성주군농업기술센터는 귀농 농업창업, 귀농인 주택 구입, 귀농인 농어촌진흥지원, 신규 농업인 현장실습 등을 추진할 예정이며, 농촌사회 복지사업이라 할 농업 관련 융자 및 보조사업, 농기계 임대사업 등도 지원하고 있다.

특히 ‘귀농인을 위한 융자사업’은 타 지역에서 성주군을 찾아온 새내기 농민들의 안정적인 정착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되고 있다.

/전병휴기자 kr5853@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