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에서도 같은 농작물을 재배하는 농민들이 품질관리는 물론 대형마트 공동출하 등을 통해 고소득을 올릴 수 있는 소단위 공동체 '산채작목반'을 처음으로 결성했다.

울릉농협(조합장 정종학)은 부지깽이·미역취·삼나물 등 울릉도 주요 특산 산채를 재배하는 농가를 중심으로 ‘울릉산채작목반’을 결성, 최근 발기인대회 및 임원 선출을 마쳤다. 작목반 결성은 울릉도는 처음이다.

울릉도 웰빙 특산 산나물을 재배하는 농가들은 품질향상 공동출하 등 위해 ‘산채작목반’ 설립이 울릉도 농민들의 숙원사업이었지만 여건이 맞지 않아 번번이 무산됐다.

정종학 조합장이 취임하면서 지난해부터 울릉농협이 조합원이 생산한 산채 중 자가소비 분을 제외한 나머지 전량을 수매하기 시작하면서 작목반 구성이 절실해졌다.

특히 농가 간 산채 출하 시 품질 격차 때문에 대형마트 등 대량 소비처와의 거래가 쉽지 않았고, 울릉도 산채는 대부분 말린 나물로 유통됐던 이전과 달리 생채 수요가 늘면서 품질관리와 출하물량 조절이 더욱 중요해졌다.

이에 따라 울릉농협과 산채 생산 농가들이 의기투합해 생산 및 품질관리를 전적으로 책임질 작목반을 결성하게 된 것이다. 울릉농협은 저온저장고와 선별장·소포장작업실 등을 갖춘 산채 전문 유통시설 건립도 추진하고 있다.

울릉도 산채는 육지에서 생산되는 산채와 근본적으로 다르다. 맛이 독특하고 연하며, 우리 입맛에 딱 맞는 웰빙 산채로 대부분의 산채가 슬로푸드 음식 재료로 인증받은 산채다.

따라서 작목반 결성으로 수매량 증가가 예상되는 만큼 산채를 효율적으로 유통하기 위해서는 유통시설이 반드시 필요하다. 울릉농협은 이미 울릉군농업기술센터 지원으로 산채의 신선도를 유지하는 포장용 특수필름 개발도 마친 상태다.

박태하 울릉산채작목반장(75)은 “현재 작목반은 10여 농가로 구성됐지만, 울릉도 산채농가 130여 가구 중 100여 가구가 작목반에 참여할 것”이라며 “산채의 품질을 향상시키고 규격화하는 것은 물론 출하물량과 시기를 조절해 홍수 출하로 인한 가격 폭락을 막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울릉산채작목반'은 연내에 창립총회를 열고 내년 봄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따라서 품질향상과 대형마트 안정적 공급 생채 판매로 농가소득증대에 이바지할 전망이다.

정종학 조합장은 “산채 소비가 말린 나물에서 생채로 옮겨가는 추세라 산지에 저온저장고와 소포장시설을 갖춘 유통시설이 절실하다”며 “이 시설이 들어서면 유통 개선 및 생산비 절감과 함께 고령농가의 노동력도 크게 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한기자kimd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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