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사고 보자”
집값 더 오르기 전에 사려는 ‘패닉 바잉’ 여파
전 연령대서 서울지역 매입 건수 늘었지만
20대 이하 116.9%·30대 95.8% 상승세 뚜렷
25개 구 중 비교적 집값 저렴한 노원구 집중
매매가격 상승률 15.68%로 서울 내 1위 기록
전문가 “결국 집값이 내려가야 멈출 현상”

20∼30대의 서울 아파트 매입 건수가 지난해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이 더 오르기 전 집을 사려는 ‘패닉 바잉’의 여파다. 이들은 비교적 집값이 저렴한 노원구를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29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1∼10월 서울아파트 매매 건수(신고일 기준)는 8만29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만6천662건)보다 72.1% 많았다.

모든 연령대에서 지난해보다 서울아파트 매입 건수가 늘었으며, 증가율이 가장 높은 연령대는 20대 이하(10대·20대)로 올해(2천933건)가 작년(1천352건)의 116.9%로 조사됐다. 이어 30대(95.8%), 40대(69.4%), 50대와 60대(60%), 70대 이상(50.9%) 등 전 연령대에서 50% 이상의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30대 이하의 올해 서울아파트 매입 건수는 2만9천287건으로 지난해(1만4천809건)의 2배로 증가했다. 전체 서울아파트 매입 건수에서 30대 이하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31.7%에서 올해 36.5%로 상승했다. 30대 이하의 서울아파트 매입 비중은 올해 8월(40.4%) 처음으로 40%대에 오른 이후에도 계속 상승해 지난달 43.6%까지 오른 바 있다. 이처럼 젊은 층의 매수가 많아진 것은 집값 상승을 우려한 30대 이하가 서둘러 내 집 마련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계속된 부동산 대책에도 집값은 안 잡히고, 전셋값마저 오르고 있어 ‘일단 사고 보자’는 심리가 확산했다”고 분석했다.

서울 아파트 매수세는 25개 구 중 비교적 집값이 저렴한 노원구에 가장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 노원구 아파트 매입 건수는 20대 이하 498건, 30대 2천721건, 40대 2천485건, 50대 1천636건, 60대 836건, 70대 이상 407건 등으로 모든 연령대에서 서울 내 1위를 차지했다.

노원구는 이처럼 매수세가 몰리며 올해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상승했다. KB국민은행 통계 기준으로 노원구의 올해 1월 대비 10월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상승률은 15.68%로 서울 내 1위를 기록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올해 들어 10월까지 전국 서울 아파트값은 9.1%, 경기 8.6%, 대전 8.3%, 울산 3.7% 등 전 지역에서 상승세다. 30대의 경우 청약통장에서 가점이 부족하다 보니 신규 분양을 통해 내 집 마련이 어려운 편이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수요자들은 매매나 전세 매물이 없어서 불안해하고 있다”며 “주요 지역은 전셋값 급등으로 매매가격과의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매수 열기가 있는 것인데, 결국 집값이 내려가야 패닉 바잉 현상이 멈출 것으로 보이나 그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안찬규기자 ac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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