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태 규

3월 초하루

석남사 웃길 더듬어

하늘 사다리 아래

조아려, 엎드려

새끼손가락 끝 마디만큼이나

쿠욱 찔러, 속살 할퀴고

너의 봄을 훔친다

햇살로 두룩 내리는

너의 망울망울

너의 눈물 한 그릇

이른 봄 고로쇠 수액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방울방울 떨어뜨리는 눈물 같다는 시인의 마음이 정결하고 간절한 봄 햇살 같다. 봄을 사랑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빛들이 다 이른 봄 똑똑 떨어지는 고로쇠 수액같이 달콤하며 맑은 바람 소리가 묻어나는 봄 햇살 같지 않을까.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