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섭 부경대 교수 등 ‘포항지역 미소지진 여전하다’ 진단하며
통합 모니터링 시스템 설치 위한 시추기 철거·이전 필요성 제시
포항시 “시민 생명·재산 보호 최우선” 사태 해결 적극적 움직임

포항 지열발전 부지에 위치한 시추기. /포항시 제공

“지열발전 부지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실시간 지진 모니터링 시스템의 설치가 시급하다.”

포항 지열발전 부지 안전관리사업의 조속한 추진을 요구하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우선 지난 11일부터 14일까지 개최된 ‘2020 포항지진 3주년 국제포럼’ 학술발표에서 강태섭 부경대학교 교수는 현 상황의 어려움에 대해 토로했다.

그는 “2017년 포항지진 발생 이후 지진의 발생 빈도가 줄어들고 있으나 아직도 작은 수준의 미소지진이 발생하고 있다”고 진단한 뒤 포항 지열발전 부지 통합 모니터링 시스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지열발전 부지의 지하상태를 지속적으로 파악하고 이에 대처하기 위해 포항시와 함께 지열정에 심부지진계 설치와 지하수 모니터링 시스템을 하루빨리 설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현재 시추기 본체가 지열정 위를 막고 있는 상태로 심부지진계 설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심부지진계와 지하수 모니터링 시스템의 설치를 위해 포항시 및 산업통상자원부와 적극 협력하고 있으나, 시추기 소유자인 신한캐피탈과 인도네시아 매수 기업과의 매매계약이 해지돼 시추기 철거 또는 이전이 지연되면서 지진 모니터링 장비의 설치가 함께 늦어지고 있다고 했다.

이강근 포항지열발전 부지안전성검토 TF 위원장(서울대 교수)도 시추기 철거 의견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 위원장은 지난 1월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의 사실조회에 따른 회보서에서 “시추기 등 지상 장비 철거의 경우 해외 유사사례를 볼 때 부지 안전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포항지진이 지열발전에 의한 촉발지진임을 최초로 주장했던 김광희 부산대학교 교수 역시 “포항지진의 여진 모니터링을 위해서는 분석 방법도 중요하지만 관측이 아주 중요하다”며 실시간 관측자료가 투명하게 공개되기를 바란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러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포항시는 사태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포항시 관계자는 “시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가 가장 중요한 만큼 심부지진계 및 지하수 모니터링 시스템 조기 설치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현재의 시추기는 유압식 기계장치로 장기보존 시 부식·태풍 등으로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내년 부지 매입 이후 국비예산으로 착공하는 포항지진연구센터에 별도의 영구구조물로 설치해 역사 및 교육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한편, 포항시는 시추기에 대한 진상조사를 우선 실시해달라는 시민들의 뜻을 포항지진진상조사위원회에 전달해 지난 9월 29일까지 시추기에 대한 두 차례 현장 조사를 완료했다.

/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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