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규열 한동대 교수
장규열 한동대 교수

코로나19의 기세가 다시 거세다. 겨울로 들어서며 멈추지 않는 환란의 물결에 세계가 얼어붙었다. ‘이 또한 지나갈’ 터이지만 그런 다음 우리는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비대면과 마스크는 정상인가 비정상인가. 손씻기와 거리두기는 비정상인가 정상인가. 정상과 비정상을 견주어 생각할 겨를도 없이 우리는 뉴노멀에 익숙해져 버렸다. 코로나19가 물러간 다음에도 관성처럼 우리에게 머물게 될 낯선 환경이 보이기 시작한다.

비대면 온라인 수업에 익숙한 대학생들은 대면 오프라인 강의를 열어도 강의실로 돌아오지 않는다. 듣자 하니, 학생들은 기숙사와 인근 마을에 거의 돌아왔다는데 대면과 비대면 중에서 선택권을 가진 학생들은 비대면 강의를 선호한다. 수십 명이 등록한 강의를 비대면으로 제공하면 겨우 두세 사람이 강의실에 들어온다. 강의를 진행하는 교수도 이내 기운이 빠져 비대면으로 돌아가기 일쑤라 대학공동체는 서로 만나지 않는 온라인소통으로 돌아가고 만다. 정상인가 비정상인가, 아니면 뉴노멀인가. 넓은 교정의 건물들과 건물들을 가득 채운 강의실들은 이제 그 역할을 다한 것일까. 무릎을 맞대고 지혜를 모으며 담론과 토론을 이어가던 대학의 모습은 수명을 다한 것일까. 이를 비정상으로 여겨, 코비드19 이후에 이전으로 돌아갈 기대를 아직도 한다면 그거야말로 착각과 환상이 아닐까.

‘비대면 온라인’은 방역의 필요를 넘어 여러 영역에서 ‘삶의 조건’이 되어버렸다. 대학만 그런 것도 아니다. 재택근무는 정상 근무형태로 자리를 잡았으며 작업공간에 대한 이해도 변모하였다. 다국적기업에만 해당되던 글로벌인력 아웃소싱은 누구에게나 새로운 기회로 다가오는 중이다. 과거에 묶여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할 수도 있고, 변화를 바로 읽어 역동적인 미래를 열어갈 수도 있다. 변화를 거꾸로 읽으면 또 다른 실패에 이를 뿐이다. 만나지 않는 사이버교회 개념을 당겨 수용하여 더 많은 이들을 끌어모으는 사람들이 있다. 디지털환경이 제공하는 초연결사회는 이전보다 확장된 영역을 불러다 준다. 모든 존재가 지역적이었던 이전에 비하여 하찮은 존재도 글로벌이 되는 지평이 열린 게 아닌가. 뉴노멀도 극복할 것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활용할 것으로 볼 것인지는 당신에게 달렸다.

교육의 지평은 언제나 넓다. 다음 세대는 배움의 마당에 항상 넘친다. 바뀐 환경이 더 나은 교육을 돌려줄 것인지도 대학과 교수, 학교와 교사에게 달리지 않았을까. 낯선 환경을 익숙한 토대로 바꾸는 비결도 선생님들 손에 들려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교육과 연구, 봉사와 소통에 씨줄과 날줄로 어우러지도록 만들어내는 일에 우리 교육은 운명을 걸어야 한다. 다가온 뉴노멀을 비정상으로 여겨 코로나19가 지나기만 기다리는 오류는 없어야 한다.

세상이 바뀌면 교육도 바뀐다. 학생도 바뀌고 학교도 바뀌며 배우고 가르치는 일상이 바뀐다. 교육이 세상을 앞질러 바꾸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