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의호 포스텍 명예교수·산업경영공학
서의호
포스텍 명예교수·산업경영공학

가덕도는 부산광역시 강서구 천가동에 속한 작은 섬이다. 울릉도의 1/3의 넓이라고 한다. 예로부터 섬에서 더덕이 많이 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갑자기 가덕도가 실시간 검색어 1위로 떠오르고 있다. 조그만 섬 가덕도. 도대체 무슨 일이 있는 것인가?

선심정치는 여야를 가리지 않는다.

그저 표가 생긴다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는 게 정치인들의 모습이다. 그들에게는 국가 발전보다 표를 모으는 게 더 중요하다.

지난 20년간 정치권의 민감한 이슈였던 동남권 신공항 문제는 전 정부에서 밀양, 가덕도, 김해 확장의 3파전에서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론이 났었다. 2016년 ADPi(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 타당성 평가 당시 김해신공항 안이 1위, 밀양이 2위, 가덕도가 3위였다.

경제성 등 평가에서 꼴찌를 했던 가덕도가 왜 갑자기 대안으로 떠오른 것일까? 그건 당연히 내년도에 있을 부산시장 보궐선거용이라는 건 누가 봐도 확연해 보인다. 그들에게는 가덕도는 그저 표일 뿐이다. 여당이 이런 실정인데도 야당인 국민의 힘도 선심정치 쫓기는 마찬가지이다.

현재 국민의 힘은 ‘가덕도 특별법’을 밀어부치려는 부산 출신 의원과 이를 반대하는 대구 출신 의원들의 의견이 분열되면서 당론이 분열되고 있다. 당론에 철학도 없고 그저 표가 중요한 건 여당이나 야당이나 마찬가지이다.

과거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선거철 토목공약”이라고 강력한 비판적 입장을 냈던 여러 정치인들이 “생각이 바뀌었다”라며 입장을 내며 가덕도 신공항 찬성으로 돌아섰다. 그저 “그때는 틀리고 지금은 맞다”이다. 그저 표를 얻을 수 있다면 무슨 말이든 할 수 있고 어떤 신념이든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선심정치는 정치권의 단골 메뉴이다. 선심정치는 금년 봄 선거에서도 큰 이슈였다. 여당이건 야당이건 재난지원금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겠다는 전략과 이를 통한 선심정치를 하겠다는 생각은 똑같았다. 재난 지원금이 어떻게 힘들어하는 국민을 돕느냐 하는 것보다는 어떻게 배분해야 표를 얻을 수 있느냐에만 집중했다.

드디어 야당인 국민의힘이 김해신공항 확장안 백지화에 따른 출구 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무조건 반대하기엔 부산권 의원들의 반발이 거세기 때문이다. 가덕도 신공항을 무조건 반대하는 대신 대구 통합공항 이전과 함께 타당성을 검토해보자는 신중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고 한다. 국민의힘이 가덕도 신공항을 무조건 불가에서 검토 쪽으로 변화하는 분위기로 흐르자 부산·경남지역에서 당 지지율이 상승하는 현상을 보였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나라가 네꺼냐”는 구호가 태극기 부대의 단골 메뉴였다면 아마도 지금 우리가 표만 쫓는 정치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이것일 것이다.

나라가 정치인들의 것인가? 나라가 진정 그들의 표를 얻는 도구일 뿐인가. 왜 소신 있는 철학과 발언을 하지 못하는 것일까?

말만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이라고 국민을 생각하는 척만 하지 말고 진정 국민의 편에 서서 국가의 이익만을 위해서 당당히 소신을 펼치는 그러한 선량을 보는 것은 한낮 꿈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