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단계로 격상된 수도권발 코로나 n차 감염 지방으로 확산되자
외식업계 ‘영업중단 재현될라’ 연말특수 실종 우려 커져 큰 시름
정부 “신규 확진자 400명 될수도”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 가능성도

연말을 앞두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연일 수백 명씩 발생해 송년회 등 모임 특수를 기대하던 외식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로 격상된 수도권발 코로나 n차 감염이 지방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대구·경북지역의 신규 확진자도 연일 두자릿수를 넘기며 재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될 것으로 예상되자 지역에서 식당이나 카페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연말 특수마저 날릴 수 있다며 걱정하고 있다.

19일 경북도와 대구시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경북 17명(경산 5명, 안동 3명, 김천 3명, 청송 6명), 대구 2명이 추가됐다.

이날 안동에서 나온 확진자 3명은 지난 14일부터 15일까지 이틀간 경기 성남의 친척집을 방문한 후 증상이 나타난 것으로 파악됐다. 경산에서 발생한 신규 확진자 5명은 충남 천안과 청송, 청도에 사는 세 자매의 가족 모임에서 전염됐다. 경북 청송군의 한 가족모임과 관련해서도 6명이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았다.

신규 확진자들의 주요 감염 경로가 가족이나 지인과의 소규모 모임에서 시작돼 지역사회로 번지는 양상이다. 지난 7일부터 개편된 거리 두기가 시행되면서 방역이 완화되고, 코로나 사태로 미뤘던 각종 모임이 늘어난 영향이라는 게 당국과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수도권과 고령층을 중심으로 퍼지던 코로나가 이제는 전국적으로 청·장년층으로까지 확산되는 모습이다. 활동성 높은 세대들이 각종 모임이나 외부 활동을 늘린 결과로 풀이된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9일 정오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전날 대비 343명 늘었다. 18일(313명)에 이어 이틀째 300명대를 기록했다. 신규 확진자 가운데 지역 감염자는 293명으로, 지난 8월 29일(308명) 이후 82일 만에 가장 많이 나왔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앞으로 2∼4주 후에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00∼400명씩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해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2개 이상의 권역에서 현재 1.5단계 수준의 유행이 일주일 이상 지속되거나 전국 일일 확진자 수가 300명을 넘는 날이 일주일 이상 이어질 경우 2단계 격상이 검토된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격상하면 클럽, 단란주점, 헌팅포차 등의 영업은 전면 금지된다. 일반음식점이나 카페의 야간영업은 제한된다.

외식업계는 초긴장 상태다. 코로나 사태 발생 이후로 올 초부터 감염 추이가 확산과 주춤을 반복하면서 이미 업계는 큰 타격을 입었다.

식당이나 술집, 카페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연말에 송년회와 같은 각종 모임을 기반으로 영업매출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만약 연말까지 코로나 기세가 이어진다면, 소비 심리가 위축돼 결국 영업손실이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올해 장사는 포기했다”는 볼멘소리까지 나온다.

포항시 북구 양덕동에서 양식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A씨(49)는 “예년 같으면 이미 지금쯤 12월 주말 예약이 전부 꽉 차 완료돼야 하는데 올해는 평소와 별다를 게 없다”며 “얼마 전 포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는 소식에 오히려 예약을 취소하겠단 손님도 있었다. 하루하루 코로나 신규 확진자 수에 따라 그날 영업매출도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한다”고 토로했다.

포항시 남구의 한 프랜차이즈 카페 관계자는 “수도권과는 달리 현재 포항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고 있지 않지만, 지역에서 신규 확진자가 단 한 명만 나와도 시민들이 외출을 삼가고 모임을 자제하는 분위기”라며 “거리두기나 감염 예방을 위한 행정적인 조치에 따른 영업손실보다도 소비 심리 악화로 인한 영향이 더 크다”고 말했다.

/김민정기자 mj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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