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고시 출신 30년 국회 공무원의
끝나지 않은 외로운 투쟁’
정재룡 지음·중원문화 펴냄
에세이·1만5천원
국회 입법고시를 통해 국회공직자로 입문한 저자는 30여 년간 국회 공무원으로 근무하면서 정년퇴직을 얼마 남지 않은 시점까지 국회 내 비리를 고치려고 노력했다. 저자는 국회와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는 등 만연된 부패를 고발하기 위해 발로 뛰었고, 그런 과정을 통해 사회적 모순이 여기저기에 많다는 걸 느꼈다고 했다. 전직 공직자가, 그것도 국회 차관보급 1급 고급 관리관 출신이 현직 국무총리를 상대로 1인 시위를 하고, 공직세계의 만연된 부패를 고발한다는 건 절대로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저자는 용기 있는 자세로 국회 공직자 불만과 인사의 부당성, 공직자 개인 사생활 침해 등에 대해 남김없이 격앙된 어조로 글을 써내려가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호남 출신으로 받아야 했던 서러움과 영남과 호남의 지역감정이 공직자 세계에서도 끊임없이 독재정권의 잔재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 저자가 지역 차별을 해서는 안 된다는 지역차별금지법률을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하며 현실 정치와 싸웠던 경험담을 담담히 털어놓는 모습은 자못 눈물겹다.
저자는 이 책을 집필한 이유가 두가지라고 밝혔다. 첫 번째는 국회 사무처 공무원들이 어떤 일을 하는가를 국민들이 알았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왜 국회 사무처 공무원들이 책임감을 갖고 일을 해야 하는 지를 낱낱이 알려주고 싶었다고 한다. 두 번째는 국회 공무원들이 정직하고 투명하게 국민의 편에 서서 입법활동을 돕도록 해야 올바른 법률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키고 싶었다고 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