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배슬론(Cybathlon) 2020 경기의 현장 사진(사진제공 영남대).
사이배슬론(Cybathlon) 2020 경기의 현장 사진(사진제공 영남대).

영남대 최정수(34) 로봇기계공학과 교수의 기술이 적용된 한국형 ‘아이언 맨’ 로봇 ‘워크온 슈트(WalkON Suit) 4’가 ‘사이배슬론(Cybathlon) 2020’에서 세계 1위에 올랐다.
 
 최 교수는 지난 2016년 스위스에서 열린 제1회 사이배슬론에 카이스트 공경철 교수팀의 멤버로 참가해 3위에 입상한 바 있으며, 이번에 열린 제2회 대회에도 한국팀 대표로 김병욱(47) 선수와 이주현(20, 여) 선수와 함께 참가해 각각 1위와 3위에 오르며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력을 인정받았다.
 
 사이배슬론은 인조인간을 뜻하는 ‘사이보그’와 경기를 의미하는 라틴어 ‘애슬론’의 합성어로, 세계 최초로 개최된 로봇-장애인 융합 국제 올림픽이다.
 
 신체 일부가 불편한 장애인들이 로봇과 같은 생체 공학 보조 장치를 착용하고 특정 임무를 수행하며 경기를 펼친다.
 
 사이배슬론 2020 대회에서는 6개 종목에서 20개국, 50여 개 팀이 참여했다. 최 교수가 포함된 한국팀은 착용형 로봇 종목에 출전해 미국, 스위스 팀 등 8개국 12명의 선수가 경쟁을 펼쳤다.
 
 올해 대회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출전 선수들이 속한 전 세계 33개 지역에 경기장을 설치하고 다원 중계 방식으로 진행됐다.
 
 착용형 로봇 종목은 하반신이 완전히 마비된 장애인 선수가 착용형 외골격 로봇을 입은 상태로 소파에서 일어나 컵 쌓기, 장애물 지그재그 통과하기, 험지 걷기, 계단 오르내리기, 옆 경사로 걸어가기, 경사로 및 문 통과하기 등의 정해진 임무를 완수하는 경기다.
 
 임무 완수의 정확도와 시간 등을 평가해 순위를 가린다. 최 교수팀의 김병욱 선수는 3분 47초, 이주현 선수는 5분 51초 만에 모든 임무를 완벽히 수행하는 등 압도적인 기술력을 보여주며 1위와 3위에 올라 각각 금메달과 동메달을 획득했다.

 최 교수는 카이스트 연구팀을 비롯해 엔젤로보틱스, 세브란스 재활병원, 재활공학연구소 등 산·학·연 각 분야의 정상급 연구팀과 협력해 워크온 슈트 4를 개발했다. 특히, 워크온 슈트 4는 로봇의 구조물, 전자회로, 제어알고리즘뿐만 아니라 모터감속기 등 주요 부품까지 자체 개발했다. 일부 부품을 제외한 대부분을 국산 기술로 완성한 것이다.
 
 최 교수는 워크온 슈트 4의 핵심기술인 로봇의 움직임과 관련된 소프트웨어, 제어 기술 등 동작생성 분야를 주도했다.
 
 장애인이 실제 로봇을 활용하려면 직접 로봇에 탑승한 채로 직선·곡선·험지 보행, 경사로 및 계단 오르내리기, 문 통과하기 등의 복잡한 움직임이 가능해야 한다. 최 교수는 이 같이 정교한 움직임 구현을 위한 각종 동작 생성 알고리즘 및 정밀 제어 기술을 개발해 로봇에 적용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최 교수는 “하반신 마비 장애인분들이 로봇을 착용하고 일상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연구의 일차적인 목표로 이번 대회 수상으로 한국의 착용형 로봇 기술이 세계 최정상급이라는 것을 공인받았다"며 "산·학·연 등 관련 기관들과 지속적인 합동 연구를 통해 하반신 마비 장애인들의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착용형 로봇의 경우, 장애인용뿐만 아니라 군, 경찰, 소방 등 일반, 산업용으로의 활용이 이미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기술 선점과 세계 시장 선도를 위해 선제 기술 개발뿐만 아니라 제도적 정비도 필요한 시점이다”고 강조했다.
 
 2019년 3월 영남대 로봇기계공학과 교수로 부임한 최 교수는 국내 로봇 연구를 이끄는 신진과학자다. ‘다족주행로봇’ 특허로 2017년 대한민국 발명특허대전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바 있으며, 지난해 제어로봇시스템학회 정기학술대회에서 신진과학자상을 받기도 했다.
 
 /심한식기자 shs1127@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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